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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전세계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는 국가는 현재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최근 만난 금융 당국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해 5월3일 부분 재개한 공매도의 전면 허용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면서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더 큰 운동장으로 넓힐 수 있는 수단인데,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여기는 탓에 아직까지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영혼 없음’이 미덕인 공직 사회에서 드물게 ‘패기’가 느껴졌다.

공매도가 다시 뜨거운 이슈로 부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1일 코스피200에 편입된 직후부터 공매도 타깃이 되면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엔솔은 지난 11일 2628억원, 14일 2918억원, 15일 1035억원 등 3거래일 동안 6578억원 상당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액은 2조1129억원으로 30%가량이 LG엔솔에 집중된 것이다.

LG엔솔은 지난 1월 상장 직후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의 두 배 가까운 59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 쏟아지며 곧바로 수직낙하했다. 외국인은 상장 첫날 3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뒤, 이후에도 계속 팔자 행보다. 지난달 15일부터 19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지만 고평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LG엔솔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11.99배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주당순이익과 비교해 몇 배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PER 배율이 높으면 실적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PER는 10.72배다. 공매도가 LG엔솔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일조했지만 적정 가격을 찾는 과정인 셈이다.


공매도는 가격 발견 기능과 유동성 공급, 헤지거래 수단이라는 순기능이 더 크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우려했던 제도 개선도 대부분 이뤄졌다. 현재 공매도가 가능한 350개 종목이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가량이다. 전면 재개한다고 해도 증시 타격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안희준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가 코로나19 동안 아시아 국가에서 시행한 공매도 제한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체적으로 공매도 금지 또는 제한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가격발견기능 및 유동성 하락을 초래하는 등 시장 기능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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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0년 3월16일 코로나19로 인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5월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만 부분 재개했지만, 아직까지 전면 허용하지 않고 있다. 2년간 공매도가 중단된 국가가 된 것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역사상 최고점인 3300을 찍고 다시 내리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공포로 시퍼렇게 질린 국내 증시는 이달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당분간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개인투자자들 눈치를 보면서 좌고우면해선 안되는 이유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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