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된 무주택자 허탈감, 1주택자들의 세금부담 급증
주택시장, 욕망의 시장으로 재편…주택공급·금융지원·교통망 확충
후보시절 의욕적인 공약처럼 국민들에 확신 주는 게 첫 과제

[최준영의 도시순례]대통령선거와 주택·부동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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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전개됐던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 대통령 선거의 과정에서 많은 대립과 갈등이 있었지만 사실 양 후보의 공약은 많은 부분에서 의외로 비슷했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인식은 비슷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서 방향이 조금씩 달랐고, 어떠한 수단을 동원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상이했다고 보여진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 가장 핵심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분야는 부동산과 주택문제였지만 양측의 문제인식과 해결방안은 상당부분 유사했기에 예상과 달리 핵심 이슈로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급등했던 부동산 시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맞물리면서 모두에게 힘들고 괴로운 시기로 기억되고 있다. 무주택자는 ‘벼락거지’로 대표되는 급속한 자산격차 확대의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1주택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는 했지만 급등하는 세금부담과 다른 곳으로의 이주가 용이해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고율의 양도세로 인해 주택을 매도하기도, 그렇다고 계속 보유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불만에 가득 찬 상황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당선자 앞에 놓여있다.


돌이켜보면 안정적인 거주여건 제공에 주안점을 두고 ‘주택은 거주하는 곳’이라는 원칙에 따라 정부가 강조했던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방안은 일면 타당하고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경제적 상황의 변화와 맞물린 수요층의 자산확보 욕구확대가 안정성에 대한 요구를 압도함에 따라 공공주택 중심의 접근은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의 충격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인 재정, 금융정책의 전 세계적인 흐름은 급격한 자산가격 상승을 가져왔고, 이에 따라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보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부터 진행돼 오던 맞벌이의 일상화로 인한 직주근접 선호, 각종 쇼핑 및 편의시설 이용의 일상화에 따른 도심선호 현상이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은 욕망이 우선하는 시장으로 재편됐다.

양 후보 모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은 대량의 신규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 및 교통망 확충으로 요약될 수 있다. 250만~30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일정 물량은 청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며,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90%로 완화함으로써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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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를 초과하는 신규주택 대량 보급으로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자본동원 여력이 낮은 사회신규 진입계층에게도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줌으로써 시장안정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방안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GTX 시리즈로 대표되는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해 직장이 밀집돼 있는 도심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방안 역시 공통적이다.


의욕적인 공약이지만 그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래의 공급확대에 대한 확신은 약할 수밖에 없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노후화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이해관계의 조정 및 대규모 계획수립에 따른 대립과 갈등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진행되기는 매우 어렵다.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상향의 경우 일조권 등을 고려해보면 그 대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의 경우 금액상한을 어느 정도까지 설정할 것인지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5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 수준에 맞춰 LTV 80%를 허용하게 되면 약 8억원 수준의 대출을 허용하는 것인데 이는 지금도 OECD회원국 가운데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은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하였을 때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5억 이하 주택만 허용 등 대상주택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할 경우 실효성을 둘러싼 반발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안정과 청년세대의 요구수용은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다.


수도권 여러 지역과 서울의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GTX를 비롯한 철도 교통망 확충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교통수요 감소 등과 연계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이지만 수요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합리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는 지역은 제한적이다. 재원배분의 합리성을 뛰어넘어 많은 지역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결단과 합의가 필요한데 이 역시 간단하지 않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대규모 교통투자는 수도권 집중현상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다른 목표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승리는 달콤하고 행복하지만 그 순간은 짧다. 앞으로 5년 동안 수많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는 고통과 번민의 시간이 당선자 앞에 놓여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최소한 무시당하거나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주택과 부동산 시장은 수요·공급의 법칙만큼이나 감성적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복잡한 현실을 인정하고, 시장과 함께 나아간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당선자의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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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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