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규탄' 공식 선언 정부, 국제사회 비판 의식한 듯
조현 주유엔대사 "러시아 무력침공 규탄"
최종문 외교2차관 "유엔 헌장 위반"
미국 등 서방국가 대러시아 제재 동참 적극 지지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정부가 유엔에서 ‘러시아 규탄’을 공식 선언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민주주의 공동체 공동성명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동참에 소극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대러시아 제재 조치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유엔 긴급특별총회 2일차 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한국은 (러시아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와 총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최종문 외교부 2차관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침략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유엔 헌장의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국은 어제(2월28일) 우크라이나의 인권 상황에 대한 긴급 토론을 소집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철군을 촉구하기 위한 유엔 특별회의에서 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더 이상 러시아에 대한 애매한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한 러시아와 중국 간의 연대에 맞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 등 동맹국들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미국의 입장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가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통제조치인 해외직접제품규제(FDPR)의 적용 예외 대상에서 빠졌다는 일각에서의 지적도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 2일 연이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만 러시아 제재 (움직임에서) 빠졌다는 식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러시아 제재 동참 선언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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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가 북·중·러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 미국 중심으로 급격히 양분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은 한국의 대러 제재 동참 모습에 실망을 드러냈다”며 “대선을 앞두고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로 연계되는 여론도 의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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