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폭격 소리에 피난…러 공습에 우크라인 공포 엄습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서 민간인들이 전쟁과 죽음의 공포에 고통을 겪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키예프 외곽에 러시아 군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건물도 타격을 입었다. 이 건물에 가족들과 살고 있던 우크라이나인 유리 지하노브 씨는 폭격이 발생한 이후 그의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는 소리에 눈을 떴으며 자신이 재로 덮여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겪은 지하노브 씨는 가족들과 함께 전날부터 시작된 피난 행렬에 발을 내딛었다. 그는 러시아와 자신이 살건 건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하고 있는가. 도대체 이게 뭔가. '군인이면 군인을 공격해라'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폭격은 경험하지 않았지만 공습 사이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 러시아 군의 키예프 진격 소식을 듣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러시아는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전쟁이 너무 가까운 곳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키예프 내에는 전사한 군인들의 시신이 길거리에 놓여있고 격추된 항공기의 파편이 주거지역으로 떨어져 연기가 나는 등 전쟁의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병력 수송 장갑차가 도심을 지나고 비어있는 다리에 군인들이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이날 오전 7시를 기점으로 키예프 당국이 공식 부과한 통행금지령은 해제됐지만 도시 곳곳이 매우 조용했다고 CNN방송은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키예프 서부로 향하는 차량들로 넘쳐났던 도로는 한산했다. 키예프 주민 중 일부는 대피소 등에 머무르며 밤을 지새웠다.
키예프 동부에 거주, 전날 피난 행렬에 동참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던 야나와 세르게이 리센코씨는 이날 인근에서 폭발음을 듣고 피난을 결심했다고 CNN은 전헀다. 한시간 만에 짐을 싸고 서부로 이동을 시작한 이들은 많은 검문소를 거쳤고 그곳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에 말하기도 했다.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호르리브카의 한 민가 앞에는 시신이 담요에 덮힌 채 뉘어져 있었고 시신 옆에서 한 남성이 전화로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AP는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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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위원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한 포격이나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이 최소 25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후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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