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바이든…핵심 'SWIFT' 두고 서방 분열, 에너지는 손도 못대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제재안에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이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연합국들 사이에 이견이 있나요?" "지금까지 제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기에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추가 제재안을 공개한 직후 쏟아진 발언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제재와 이른바 ‘화웨이 죽이기’식 수출 통제안 등을 발표하면서 앞서 경고해온 ‘단계적 대러 제재’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연설 직전 예고했던 "엄청난 제재 패키지"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이미 침공이 시작됐음에도 러시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 될 SWIFT 배제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한 강경파들의 주장에도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막아선 탓이다.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 1만1000여곳이 이용 중인 SWIFT에서 배제될 경우, 사실상 국제금융망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은 ‘최후의 수단’을 명목으로 이날 반대를 표했으나, 그 이면에는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EU의 한 고위 외교관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논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내에서도 러시아와 경제 관계가 밀접할수록 택하기 어려운 카드라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유럽 국가 일부가 현 시점에선 원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항상 선택 가능한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각국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SWIFT 배제 후 여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는 세계 12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다. 러시아와 거래하는 서방 기업들에게 불똥이 불가피하다. 서방 국가의 은행들로서는 자칫 러시아에 빌려준 자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없다는 위험성도 지적된다.
여기에 미국이 제재 카드를 꺼낼수록 중국이 수혜국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을 무겁게 하는 측면이다. 에스와르 파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교수는 "모든 금융 제재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을 촉진하고,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에너지 부문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에너지 부문을 제재하면 (유가 급등 등으로) 가격 측면에서 오히려 러시아에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하는 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제재가 러시아의 키예프 점령 등 다음 단계를 위한 대응 카드로 유보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으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꺼내드는 카드와 그 순서조차 모두 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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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그간 쏟아온 외교적 노력에도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했다는 것 자체가 바이든 대통령을 수세로 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과소평가했냐’는 질문에 "나는 그를 과소평가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왜 오늘 푸틴 대통령을 제재하지 않느냐'는 반복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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