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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대우조선 합병 무산 '후폭풍 셋'

최종수정 2022.01.14 11:26 기사입력 2022.01.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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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EU판단 문제없나
②대안 없는 산업은행
③인수후보군 없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집행위원회 위원이 13일(현지시간)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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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진호 기자] 정부가 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 그룹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불허 결정과 관련, 수습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표 수출산업인 조선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이번 조치가 3년여 만에 불발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물론, 정부·산업은행의 계획에 당장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최종 결정문을 검토해 EU 법원을 통해 시정요구 등 대응방안을 살피겠다는 구상이나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 EU가 근거로 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독과점 우려를 덜어내기 위해 LNG선 사업을 따로 떼어낼 경우 한국조선해양으로선 인수 유인이 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산은이 합병 당시 예상됐던 독과점 논란에 대한 플랜B를 세우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에너지안보 위협" EU 판단, 문제 없나
단순 시장점유율 합산만으로
LNG선 독과점→가격상승 우려

EU가 이번 합병을 불허한 명분은 LNG선 독점에 따른 가격상승이다. 두 회사 합병에 따라 LNG선 점유율이 적어도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로 인해 LNG선 가격상승→해운사 운임상승→LNG가격 상승 등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번 합병은 EU 고객사들에는 적은 대안만 남게 돼 궁극적으로 에너지 소비자들이 더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LNG 가격이 역내 수요나 공급에 따른 요인이 클 텐데 운송수단을 만드는 선박회사의 단순 점유율 합산으로 가늠한 게 적절했는지 지적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그간 "조선시장은 단순히 기존 점유율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EU에 설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U가 문제 삼는 LNG선의 경우 국내에선 삼성중공업, 중국(후동조선소)이나 일본(미쓰비시·가와사키) 등 해외 조선사와 경쟁하고 있다. 후동조선은 최근 일본 선사로부터 LNG선 6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특히 LNG선 건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화물창 기술은 프랑스 GTT·노르웨이 모스마리타임이 기술 독점권을 갖고 있어 기술이전을 받아야 선박건조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LNG선 화물창 라이선스를 가진 곳은 30곳 이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시장상황에 따라 다른 조선소도 LNG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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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 검토 안한 산은의 패착
매각만이 유일한 해법 고수
새 인수자 물색 장기전 불보듯

두 조선사의 통합을 추진했던 산업은행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양사의 통합이 무산됨에 따라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은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서야 하지만, 제3의 인수자 물색이 또다시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특히 산은은 사실상 플랜B를 검토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EU 경쟁당국의 결정에 더욱 난감한 눈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면서 독자 생존 가능성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 대규모 적자 상태고, 기초적 경쟁력이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대우조선의 경우 매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 그간 산은의 일관된 입장으로 읽힌다. 산은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한 배경은 평소 이 회장이 ‘규모의 경제’를 강조해왔던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자국 기업 간 경쟁을 줄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도 이런 배경에서 추진됐다.


"새 주인 찾겠다"지만… 불투명
업황 부침크고 산업재해 걱정
이종 대기업도 큰 관심 없어

정부나 산은 모두 새 주인찾기에 나설 방침이나 인수후보군으로 꼽히는 이종(異種) 대기업은 큰 관심이 없는 기류다. 그간 포스코나 한화, 효성 등이 거론됐으나 이들 회사는 수소 등 신에너지원이나 이차전지·우주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주호황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부침이 큰 데다 산업재해 우려도 있어 선뜻 인수주체로 나설 곳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대우조선해양에서 LNG 사업부를 제외하고 합병을 재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U 경쟁당국이 문제 삼는 부분이 LNG 운반선 시장 독점인 만큼 이를 떼어내 기업결합을 진행할 경우 승인이 원만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한국조선해양의 인수의지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LNG선은 국내 조선소가 앞으로 수십 년간 주력 먹거리로 삼은 분야로 한국조선해양 역시 합병으로 LNG선 분야 시너지를 기대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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