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횡령 주인공, '적대적 M&A' 가장해 시세차익 노렸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의 주인공인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7 15:30 기준 재무부장 이모씨(45)가 회삿돈을 빼돌려 동진쎄미켐 지분을 취득할 당시 통상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사용하는 보유목적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5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 공시했다. 매입 날짜는 같은 달 1일, 지분율은 7.62%에 달했다. 이씨는 보유목적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에 따른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항은 ▲이사 및 감사의 선임ㆍ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자본금의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어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 사례에서 적대적 M&A 직전 선전포고로 종종 사용된 방식이다.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당시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2018년 11월14일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지분 9%를 취득했다고 처음 공시하면서 이 같은 보유목적을 적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이듬해 이사진과 감사 선임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고, 이 기간 한진칼 주가는 2만원 초반에서 5만원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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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 매수한 지난해 10월1일은 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진쎄미켐 인수를 지시했다는 가짜뉴스가 나오면서 해당 종목이 장 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시간여만에 상승폭을 반납하고 3%대 강세로 마감했다. 이후 동진쎄미캠 주가는 내리막을 걸으며 이씨의 매수 단가를 밑돌았다. 결국 이씨는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7차례에 걸쳐 분할매도했는데, 초반 두 차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며 결국 약 3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 중견기업 내부감사인은 "내부회계관리제도상 통제의 허점을 노려서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기말에 은행에 잔액증명서를 요청하기 전까지 주식으로 돈을 벌고 넣어 놓으려하다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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