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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법정최고금리, 계속 내릴수록 좋을까?

최종수정 2022.01.02 17:02 기사입력 2022.01.02 17:02

최고금리 내리면 차주 이자부담 줄어
저신용자는 제도권 금융 밀려나는 부작용도
이재명 "최고금리 적정수준은 11.3∼15%"
"불법사채 내몰리는 취약계층 증가" 비판도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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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누구나 유리한 금리로 금융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같은 돈을 빌린다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금리를 적용받고 싶죠. 그래야 원리금이 줄어드니까요. 한국에는 ‘법정최고금리’ 제도가 있어서 금융사가 일정 금리 이상 이자를 받지 못합니다. 그럼 법정최고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소비자는 유리하기만 할까요?

법정 최고금리는 그간 꾸준히 인하돼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법정 최고금리는 66%에 달했습니다. 지속적으로 내린 최고금리는 2011년 39%, 2014년 34.9%, 2016년 27.9%, 2018년에는 24%로 낮아졌죠. 지난해 7월에는 연 20%로 내려갔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 4년 만에 약 8%포인트가 낮아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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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고금리를 낮춘 이유로 ‘대출차주의 이자부담 경감’을 꼽습니다. 고금리에 시달리던 국민들의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한 거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초 20% 초과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약 239만명입니다. 최고금리를 20%로 제한하면 87%인 208만명(14조2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매해 4830억원씩 줄어들 거로 추산했죠.


문제는 부작용도 함께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최고금리가 낮아질수록 원하는 만큼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차주가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저소득·저신용 가구가 타격을 받습니다.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는 최고금리가 낮아질수록 금융 취약계층에 돈을 빌려주기 어렵습니다. 자금조달비용과 부실률 등을 고려하면 높은 금리를 책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최고금리 규제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금융사로서는 굳이 취약계층에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게 되고요. 결국 자금이 급한 이들은 불법 대부업체로 내몰릴 위험이 커집니다.

금리인하의 역설…대출절벽 내몰리는 금융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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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각종 연구나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금융연구원이 금리가 15%포인트 낮아진 최근 10년을 분석했는데, 대부업을 이용한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4~6등급의 중신용자는 늘었고요. 그만큼 저신용자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웠다는 방증입니다. 금융당국도 최고금리가 20%로 내려가면 31만6000명이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3~4년간 금융기관 대출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이 가운데 3만9000명은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봤고요.


정부와 금융당국은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불법사금융을 엄격히 단속해 부작용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로 출시된 안전망 대출II이나 햇살론15가 대표적이죠. 또 정책서민금융기관이 대출거절 등과 관련된 상담 및 채무조정으로의 연계를 활성화했고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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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고금리 논란은 대선국면이 진행되면서 다시 불붙는 모양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공약으로 법정최고금리 10%대를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이 후보는 경기연구원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법정 최고금리의 적정수준은 11.3∼15% 정도”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는 0.5%인데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들에게 20% 이자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고, ‘하후상박, 억강부약’의 공동체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죠.


이에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의 공약이 나온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각 같아서는 아예 어려운 분들께 이자 0%로 자금을 지원하면 좋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금융은 자선행위가 아니다”라며 “2018년 최고 금리를 4%포인트 인하한 뒤 대부업 이용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불법 사채로 내몰린 이용자는 50% 급증했다. 이들의 눈물도 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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