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개미의 양도세 절세전략 '해외주식 손절'
PB센터에서 들어본 절세 전략
해외주식 손절해 순익 줄여 절세
국내주식 상승분 낮아 부담 없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김만복씨(가명)는 1년간 70% 이상 손실이 난 미국 스팩주를 최근 팔았다. 워낙 많이 떨어져 반등 기대감은 있었지만 손실을 확정하고, 내년 초 다시 판 주식을 사기로 했다.
김씨의 ‘손절’ 전략은 최근 강남 지역 WM(자산관리)센터에서 수십억원 규모로 주식을 운용하는 왕개미들에게 추천하는 올해 절세 전략의 핵심이다. 증권사 WM센터는 금융자산 수십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손절로 절세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PB팀장은 27일 "올 들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우량주에 투자해 수익이 꽤 발생한 분들이 많아, 손실에도 버티고 있던 종목들을 매도해 수익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양도세를 절감하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투자로 1년간(1.1~12.31) 발생한 양도차익은 다음해 5월에 양도세 신고·납부를 해야 한다. 양도세는 차익에서 수수료 등과 250만원 기본공제를 차감한 후 22% 세율(지방소득세 포함)을 곱해서 계산한다. 양도차익은 매도로 인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다.
예를 들어 A, B 두 종목에 투자해서 A종목에서 6000만원 이익이 났다면 250만원을 뺀 5750만원이 양도차익이 된다. 여기에 세율을 곱하면 1265만원이 세금으로 잡힌다. 그런데 2000만원의 손실이 난 B종목이 있고 이를 팔아 손실을 확정하면 순이익 4000만원(=6000만원-2000만원)이 양도차익이 된다. 여기에 기본공제 250만원을 차감한 825만원이 세금으로 잡힌다. 매입 단가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손실을 확정하고 다시 B주식을 매입한다면 세금을 꽤나 아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 팀장은 "지난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큰 폭으로 떨어진 미 스팩주가 대표적인 매도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주식에 대한 세금 부과 시점이 5월이라는 점에서 재매수 여부는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구교민 미래에셋증권 삼성역WM1팀장(이사)는 "연말에 6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둬 1265만원의 세금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냈는데 이후 수익금을 투자하다가 수익이 6000만원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재투자 여부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재투자를 했는데 수익이 난다면 그 해에 다시 양도세 부과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 절세라기 보다도 세금을 이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박스피에 갇힌 양도세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8.67포인트(0.63%) 오른 2981.67에 개장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 내린 1189.8원에 출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국내 주식의 경우 올해는 양도세 부담에서 다소 자유로운 면이 있다. 지난해부터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이 시가 10억원으로 잡혀 있어, 미리 대비한 왕개미들이 많다. 또 올 한 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이렇다 할 수익을 낸 왕개미도 많지 않다. 특히 왕개미들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우량 대형주에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가가 떨어졌어도 충성도가 높아 쉽게 팔지 않는다는 게 PB들의 중론이다. 구 이사는 "이 같은 이유로 지점 내에서도 지난해 10명 정도가 국내 주식 양도세 문제로 고민했다면 지금은 한 5명도 안되는 분들이 지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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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민 미래에셋증권 VIP컨설팅팀 세무사는 "국내 보유 주식 평가액이 대주주 요건에 해당한다면 오는 28일까지는 10억원 이하로 떨어뜨려야 세금을 피할 수 있다"며 "평가액은 마지막날 주가로 반영되기 때문에 시가 기준 10억에 해당되지 않도록 적정 수량을 매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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