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확산세 제압해야만 고비 넘겨" 방역정책 U턴
"방역 협조 끝났다" 자영업자들 즉각 반발
고강도 방역지침·거리두기 장기화로 피로감 극에 달해
'손실보상'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비판 나와
"이번엔 先보상 해야" 정치권도 적극 지원 촉구

지난달 4일 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지난달 4일 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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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부와 방역당국의 무책임이 자영업자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방역 협조는 끝났다."


최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가 정부의 방역지침 강화 발표를 비판하며 낸 성명이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0~7000명대를 기록하며 의료체계의 여력이 한계에 이르자 정부는 재차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려 하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방역 협조는 끝"이라는 엄포까지 나왔다.

2년 가까이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이들의 인내심이 바닥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간 지속된 방역지침으로 탈진 상태에 이른 자영업자들을 독려하고 다시 방역 정책에 협조하게 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손실보상'이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상 거리두기로 U턴…자영업자 즉각 반발

16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하루빨리 확산세를 제압해야만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중단하고 거리두기로 U턴을 한 것이다.


구체적인 방역지침으로는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사적모임 최대 4인 제한 △실내 업체 운영시간 제한 △대규모 행사 참가 인원 수 제한 등이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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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7622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989명으로 1000명대에 근접했다. 특히 서울의 코로나19 환자 전담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이미 90.6%를 돌파, 의료 체계 과열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려면 '잠시 멈춤'이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날(15일) 자대위는 성명을 내고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경고했다. 자대위는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한 것인가"라며 "왜 정부와 방역당국의 무책임이 또 자영업자에게 떠넘겨지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우리가 침묵을 깨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오롯이 그들의 방관으로 인한 것임을 이번 시위를 통해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강도 방역정책 장기화에 소상공인들 피로감 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고강도 방역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은 이미 극에 달한 상태다. 그중에서도 거리두기 지침으로 매출에 직접적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발은 특히 거셀 수밖에 없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요식업, 주점업 등 실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하락,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입이 줄은 자영업자들은 빚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약 409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4분의 1에 달하는 25.2% 폭증했다.


지난 1일 오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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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은 회복도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더딘 편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55만3000명 늘어난 2779만5000명을 기록, 고용 시장의 활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주로 몰린 숙박·음식점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2만3000명, 8만6000명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피해 이후 다른 산업들이 점진적으로 회복한 반면,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는 그동안 극심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정부는 방역 체계를 전환한 지 고작 46일 만에 다시 한번 거리두기로 돌아왔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결정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앞선 손실보상 미흡했다는 비판도


이런 가운데 정부의 '손실보상'에 대한 불만도 크다. 앞서 국회에서는 집합금지·영업제한 등에 따라 손실을 본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보상·지원을 의무화하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손실보상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2조4000억원을 마련, 지급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손실보상의 세부적 규정에 대한 논란은 시작부터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방역지침으로 인한 손실'로 인정되는 기한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 법안을 보면, 법안 공포일로부터 시행일까지 3개월 동안만 소급적용 기간이 적용된다. 과거의 방역지침으로 인한 손실분에 대해서는 피해지원 형태로만 일부 보전될 뿐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정부 여당 규탄대회’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정부 여당 규탄대회’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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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상액 규모에는 피해 인정률이 적용되는데, 거리두기로 피해를 본 금액의 최대 80%까지 보상을 해준다. 이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100%를 보상하라"며 반발했다.


급기야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피해보상에 대해 "쥐꼬리"라고 질타하며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지난 8일 외식업, 유흥업, 학원업 등 20개 업종 단체가 결성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코로나 피해 실질보상 촉구 정부·여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전체의 15%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3개월치 손실보상금으로 받은 돈은 고작 10만원으로 월 3만3000원 꼴이다"라며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앉았는데 정부, 여당은 쥐꼬리 수준의 부실 보상을 해놓고 생색만 내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보상 선지원해야 한다" 정치권도 소상공인 지원 촉구


정치권에서도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인 방역 협조를 구하려면 손실보상이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 긴급 성명을 내고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이들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라며 "이들에 대한 선보상 선지원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을 추정한 뒤 이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기존 방안과 달리, 선제적으로 보상금을 미리 지급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선제적인 손실보상과 지원을 위한 국회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청한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을 현장방문해 보라매병원 임원진으로부터 코로나19 대응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을 현장방문해 보라매병원 임원진으로부터 코로나19 대응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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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서도 자영업자 피해 보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편성은 정부가 이미 완료한 상태"라면서도 "정부 예비비를 우선 활용해 자영업 긴급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 같으면 앞으로 3개월 동안 이 정부가 해야 할 추경 같은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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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또한 소상공인에 집중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 기정예산·각종 기금·예비비를 총동원할 것"이라며 "방역지원금, 손실보상 확대, 초저금리 융자지원 등 다층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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