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총파업 위기가 극적으로 봉합됐지만, 산업계 긴장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넘어 하청·협력업체 노조까지 원청을 상대로 성과급과 교섭권을 요구하며 전선을 넓히고 있어서다. 특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으로 원청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런 흐름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례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 노조와 하청노조 사이에서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다. 실제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는 사내 물류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과 성과급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하청노조가 원청 성과와 연동한 보상을 요구하며 직접 교섭에 나서는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처럼 우리도"…노봉법發 원·하청노조까지 번지는 성과급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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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협력사 직원 직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며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총력 투쟁 방침을 밝혔고, 일부 계열사에서는 이미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조선업계에서도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사내하청 노조도 원청과 동일 수준의 성과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을 지목한다. 법 개정 취지는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자는 데 있지만, 현장에서는 적용 범위가 경영 판단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개정안에 포함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 문구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과급 배분은 물론 사업 재편, 공장 자동화, AI 도입 문제까지 노조 쟁의 대상에 포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신기술 도입과 공정 개선을 노사 공동협의 대상에 포함하는 단체협약안을 제시했고,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도 AI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대책을 요구안에 담았다. 재계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제한으로 불법 파업 부담까지 줄어들면서 노사 충돌 빈도가 더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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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노동 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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