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권재찬 이어 이석준까지 한달새 3명 신상공개
흉악 범죄 늘었다는 방증…적극 신상공개 결정 추세도 반영
"신상공개 기준·범죄 예방 효과 재고" 목소리도

'이석준·권재찬·김병찬' 신상공개 한달새 3명…올해 사상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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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과거 교제했던 여성의 집에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6·사진)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로써 올해 중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이석준을 포함해 10명으로 늘어났다.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가 시행된 2010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다.


서울경찰청은 14일 열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이석준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면서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서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지게 하는 등 중대한 피해를 끼친 점 △범행을 시인한 점 △현장 감식결과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으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점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및 2차 피해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변보호 중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 알고 지내던 여성을 비롯해 공범까지 살해한 권재찬,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연쇄살인을 한 강윤성, 미성년자 성추행과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최찬욱, 1300여명의 나체 영상을 유포한 김영준, 인천 노래방 업주를 살해한 허민우, 세모녀를 살해한 김태현 등의 얼굴과 이름 등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석준, 김병찬, 권재찬 등 3명의 신상공개는 한달새 이뤄졌다. 심의위 운영지침이 마련된 지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모두 34명이다. 지난해도 신상공개 피의자는 8명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은 ‘n번방 사건’ 관련 피의자였다.


현행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신상공개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거나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범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될 때 심의위 결정을 거쳐 내려진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도 판단한다. 청소년은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다. 신상공개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흉악한 범죄가 많았다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최근엔 여론의 주목도가 높은 사건의 경우 큰 무리 없이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지는 경향도 확연하다. 이런 이유로 신상공개 기준이 불명확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사건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신상공개 여부가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신상공개위는 경찰 외에도 의사·법조인·교육자·언론인 등이 포함되는데 위원의 자격 요건 등이 따로 명시돼있진 않다.

경찰 로고.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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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신상공개 제도가 범죄 예방 효과 등 사회적 실익이 크지 않은 반면 무고한 주변인 등에 대한 인권 침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은 올해 3월 ‘피의자 신상공개제도에 관한 헌법적 연구’ 보고서에서 "헌법상 무죄추정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신상공개를 하면서 우리 사회가 정확히 얻고자 하는 것이나 실제로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라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피의자 신상공개제도가 과연 헌법적으로 수용 가능한 제도인지 재숙고하고 피의자 신상공개제도가 초래할 위험성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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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가경찰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에서 ‘피의자 얼굴 등 신상공개 지침 일부개정지침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는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지하고 대상자 의견을 청취하는 등의 피의자 인권 보장 조치 내용이 담겼다. 또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지면 서면으로 처분 내용을 통지하는 등의 피의자 방어권 보장 절차도 마련됐다. 피의자의 신분증 사진을 공개하는 것도 명문화했다. 전국 시·도경찰청별로 최대한 균일한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지도록 지침을 통합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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