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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일반직원도 감찰한 靑 민정…규정 살펴보니 '월권감찰'(종합)

최종수정 2021.11.26 15:20 기사입력 2021.11.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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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실, 금감원 일반직원 감찰 '월권' 논란
최초 공개한 공칙감찰반 운영규정엔 '대통령 임명자만'
참여연대 "민정수석실, 업무범위 넘는 감사·수사개입 여지"
靑 "민정수석실 감찰 관련 내용 확인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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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지난해 2월 초 금융감독원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금감원에 대한 감찰을 명목으로 5일간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 감찰은 넉 달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직원들까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월권 논란이 불거졌다. 청와대와 시민단체는 정보공개 사안을 놓고 소송까지 불사했다.


법원이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주면서 청와대가 관련 규정을 공개, '월권(越權) 감찰'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청와대가 규정을 어겼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허용되지 않은 대상까지 광범위하게 감찰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공권력을 부당하게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반직원도 감찰한 민정수석실, 규정엔 '대통령 임명자만'

26일 아시아경제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공직감찰반운영규정’에 따르면 해당 문서에는 공직감찰반의 구성, 원칙 및 절차, 업무수행 기준, 근무태도 관리와 관련된 내용이 5장21조에 걸쳐 나와 있다. 그간 감찰반 운영규정은 상위법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규정을 통해 7개 항으로만 공개됐었다. 세부 내용까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정수석실의 감찰이 이뤄진 배경에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민간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로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는데, 금융검사와 감독의 책임 주체인 금감원이 본분을 다했는지 살펴보려 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감찰이 대상이 아닌 일반 직원에 대해서도 이뤄졌다는 점이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비서실 산하 조직으로 공직감찰반운영규정을 적용받는다. 감찰업무 범위는 제3장 7조에 규정돼있다. 조항에 따르면 공직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의 고위공직자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과 관련된 감찰업무를 수행한다. 그 외 인물에 대한 감찰은 업무범위 밖이다. 만약 7조 업무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비리첩보를 알게 됐다 해도, 반부패서관에 보고한 뒤 중요한 사안일 경우 소관기관이나 수사·감사 기관에 넘기게 돼 있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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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 관계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금감원 관계자는 "감찰반원들이 ‘금감원 직원에 대해서도 감찰권한이 있다’는 민정수석실 운영세칙으로 보이는 서류를 제시하며 닷새간 감찰을 강행했다"며 "적법한 절차라고 생각해서 사무실을 내주고 상주하며 감찰하는 것에 협력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 임직원까지 감찰을 진행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금감원 수장이었던 윤석헌 전 원장도 공개석상에서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했던 윤 전 원장은 "실무자들은 (청와대) 감찰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참여연대 "민정수석실, 업무범위 넘는 감사·수사개입 여지"

의혹이 커지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지난해 9월 청와대에 ‘공직감찰반 운영규정’과 ‘디지털 자료의 수집·분석 및 관리 등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규정이 공개될 시 감찰업무의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참여연대가 이를 취소해달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1심과 지난달 2심에서는 참여연대가 모두 승소했다. 1심 재판부였던 서울행정법원은 "이 사건의 각 정보는 감사·감독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2심 역시 규정이 공개될 경우 소속 공무원의 규정준수 여부 등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가능해진다는 점 등을 들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대통령비서실 공직감찰반 운영 규정 11조(이첩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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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관련 규정을 공개한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11조(이첩과정)에 대한 문제도 강하게 제기했다. 11조는 총 4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2항은 업무범위 밖의 비리첩보를 입수하면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하고, 만약 사안이 중대할 경우 수사·감사기관에 이첩할 수 있게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3항과 4항이다. 3항은 2항에 따라 보고받은 사안 중 확인된 비위나 중대한 사안의 경우 반부패비서관이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항의 경우 공직감찰반이 2항에 따라 이첩하거나 수사 의뢰한 경우에도 사안에 대한 수사 및 감사 등의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7조가 규정한 공직감찰반의 감찰대상과 관련 없는 자의 첩보와 비리도 사실상 청와대가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감찰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이첩했는데 다시 수사상황을 확인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어떤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의 감찰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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