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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韓기업들

최종수정 2021.09.27 11:40 기사입력 2021.09.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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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 패권전쟁 치열한데 반도체 기밀정보 요구하는 미국
조선·항공 M&A 각국 심사 지연…韓산업 골병, 정부 늑장 대처 지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현진 기자] 미국과 중국 등 열강들이 세계 무역 패권을 두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주력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와 조선, 항공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제품 생산과 인수합병(M&A) 계획이 강대국의 힘겨루기 영향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보호무역주의가 신흥 강대국 중국과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의 패권경쟁으로 확전하면서 한국 대표 기업들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휘말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최근 게재한 관보를 통해 반도체 제조업체와 중간·최종 사용자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업에 설문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내용에는 2019~2021년 3년간 매출액과 주문량이 많은 제품의 한 달 매출 규모, 제품별 3대 고객 명단과 고객사별 예상 매출 비중, 완제품 등 재고 상황까지 각종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다.

반도체 업계의 정보는 가격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고객사와의 비밀유지 조약과도 긴밀한 연관성이 있어 대부분 기밀에 부쳐지는데 미 정부가 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미국이 해당 정보를 자국 반도체 기업의 성장을 위해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韓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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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M&A에서도 각 나라 경쟁당국의 심사일정이 지연되면서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가 진행 중인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항공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의 통합도 미국·중국·일본 등의 심사를 넘지 못해 1년 가까이 표류됐다. 한국조선해양 (옛 현대중공업)도 2019년 KDB산업은행이 가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인수키로 하고 지주회사 전환작업 등을 마무리했는데,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2년 넘게 최종 인수계약을 못 하고 있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날 부랴부랴 대외경제와 안보를 연계·통합한 회의체인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를 신설키로 했지만, 과감한 제도 개선과 함께 인프라 확대, 세제 지원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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