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일부러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피해자 부모 靑 청원
"119 허위 신고하고, 딸 방치해 골든타임 놓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수상인명구조요원 자격을 취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위급한 상황임에도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119에 거짓 신고를 하기까지 했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망한 여성의 모친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한 줌 재로 변한 딸을 땅에 묻고 정신을 놓을 지경이지만 딸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어 억지로 기운을 내서 글을 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 딸을 사망하게 한 가해자는 딸의 남자친구"라며 "가해자는 지난 7월25일 새벽 2시 50분께 딸의 오피스텔 1층 외부 통로와 엘리베이터 앞을 오가며 머리와 배에 폭행을 일삼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딸의) 머리를 잡고 벽으로 여러 차례 밀쳐 넘어뜨리고, 쓰러진 딸 위에 올라타 무릎으로 짓누르고, 머리에 주먹을 휘두르는 등 도저히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없는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고 설명했다.
119가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인은 "응급실에서는 뇌출혈이 심해 치료할 방법이 없다며 심장만 강제로 뛰게 한 뒤 인공호흡기를 달아 놓았고, 딸은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3주를 버티다 하늘로 떠났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은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라며 "그런데 가해자는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무 일 없는 듯 생활하고 있다. 불구속 수사라고 한다. 가해자는 병원은커녕 장례식에 와보지도 않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청원인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보면 곧바로 119 신고부터 하는 게 정상"이라며 "가해자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하고, 쓰러진 딸을 일부러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 이런 행동은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남성 A 씨는 피해자 여성 B 씨의 집 로비에서 말다툼을 하다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가혹한 폭행으로 B 씨가 의식을 잃자 A 씨는 "여자친구가 술에 취해 머리를 다친 것 같다"며 119에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한달여 동안 혼수상태로 지내다가 지난 17일 결국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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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당초 A 씨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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