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싸움' 위해 각종 개혁 의제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 서로 잘 되자는 싸움이 되어야"
"경쟁 후보들과 수준 높은 정책 경쟁을 원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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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이번 야권 대선 판도에서 매우 희소성을 지닌 존재다. 정치 신인 대선 후보가 즐비한 야권이라 정치 입문 1년차 국회의원의 신선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유일한 여성 후보인데다 정책 선거를 전면에 내세우며 꼿꼿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특이한 것은 그의 스펙이 아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다른 후보들과 경쟁 외에 다른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의원회관에서 윤 의원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날 본지에서는 윤 의원의 정부 개혁 구상과 부동산 정책을 소개했다. 당시 지면상 제약으로 담지 못했던 내용 등을 소개한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윤 의원이 이번에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정말 바라는 것인가에 의문이 여러차례 들었다. 쇼도 하기 싫고, 누군가에게도 빚을 지기도 싫다는 것이다. 쇼라도 해서 감동을 이끌어 지지층을 규합하고, 온갖 약속으로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 선거인데도 그렇다.


대신 그는 '생각의 싸움'을 말했다.

실제 윤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각종 공약 제시를 통해 각종 개혁을 약속했다. ‘무엇을 해주겠다’는 약속 대신 뼈를 깎는 개혁을 이야기했다. 노동개혁, 연금개혁, 공공개혁, 교육개혁 등등.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대신, 운동하지 않으면 병 생긴다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마치 공약이 나올 때마다 반대 세력(안티)이 늘어나는 식이다. 그럼에도 그는 의제를 던지려 노력중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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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을 내놓은 뒤 댓글을 보면 이게 무슨 공약이냐고 욕을 해요. 누구는 몇천만원씩 드린다고 하는 데 그런 게 아니니."


"(그래도) 대선 국면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뻥 공약이나, 네거티브 이런 것을 우리는 정치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나는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잘 사는 나라고 교육을 많이 받은 국민이에요. 그런 정치는 이미 예전에 끝났어야 해요. 수준 높은 공약과 앞날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고 네거티브 없는 그런 선거, 정책과 비전으로 서로가 치열하게 싸워, 국민들이 선거는 '생각의 잔치'라고 여길 수 있어야 해요. 서로 잘 되자고 하는 싸움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수준 높은 정치죠."


"지난 선거 때 문재인 대통령이 연금 개혁을 하겠다고 했죠. 전문가들이 안을 만들어 갔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되돌려보냈어요. 연금이 없어지게 생겼는데 국민들 보험료 올리는 거 싫어한다고 ‘빠꾸’시키면 개혁 안 한다는 이야기죠. 국민 눈높이를 설득하고 설득해서, 개혁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지도자의 일이잖아요. 4년간 재정은 더 엉망이 됐어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보험료를 올렸어야 했는데 연금 고갈 시점은 더 빨라졌죠. 고쳐야 할 점을 얘기하지 않는 지도자에게 속으면 더 큰 고통이 눈앞에 있어요. 국민들에게 반복해서라도 얘기하고 정직하게 얘기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자기 지지자만 보고 엉터리 얘기하는 사람을 몰아낼 수 있어요."


그랬기에 준비가 안 된 경쟁자들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경쟁 후보는) 조직 이런 것에 신경 쓰는데 우려가 됩니다. 공개적으로 질타도 했는데, 공약이나 철학은 준비가 안 됐다면서 의원들 줄 세우기 왜 이렇게 열심인 거죠. 내가 이런 질타를 하는 이유는 경선이 시작되면 멋있게 싸우고 싶은데, 그러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그 내용으로 싸워야 하니까. 그게 없으면 네거티브밖에 할 게 없고, 추해지는 거죠."


의제를 제시하기 위함일까. 하지만 그것만도 아니다. 그는 더 근본적인 싸움을 원했다. 경제학자였던 그는 국회의원으로 전직한 뒤 정치, 보다 정확히는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했다.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뒤따라가 보니 정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훈계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왜냐면 정치인들이 그동안 그렇게(데이터에 따른 정직한 정책 해법을 따르는 것) 안 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안 한 이유는 그래야 재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치가 양쪽 지지자로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지지자에게만 어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 고쳐지지 않아요. 이 악순환을 끊을 건 우리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은 정치가 이렇게 하는 것인 줄만 아는데, 이보다 나은 것을 보여줘야 해요."


"이 상태로 살 수는 없잖아요. 계속 이런 노력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후진지 비교할 수 있게 될 거에요.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야기하기 쉬워지겠죠."


그는 이미 우리 사회의 정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변화를 했다고 판단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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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대가 변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지도자를 평가할 때 옆에 누가 서 있느냐보다 그 사람 머릿속에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중요시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을 감 내지, 기대를 할 수 있는 거죠."


기자는 윤 의원에게 김연경 배구선수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제는 금메달이나 은메달, 동메달을 따는 것보다 멋진 경기를 알아봐 주는 시대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꼭 선거에 이기지 않더라도, 이런 식의 선거도 국민들에게는 감동을 줄 수 있겠다는 말을 에둘러 한 것이다. 그러자 그는 발끈했다.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구요."


생각의 싸움을 벌이고 국민들 인식을 바꾼 끝에, 선거에서 정말로 이기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존경하는 이유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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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굉장히 근거에 기반해서 생각해요. 쇼하지 않는 대신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듣고 끄집어내고 조율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나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야 이런 걸 안 하는 사람이죠. 메르켈은 ‘내가 바라는 건 정치권력이 아니라 독일의 성공을 원합니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에요. 나는 게으른 사람이고 욕심이 있지도 않고 청와대 가고 싶지도 않은데, 적어도 우리나라가 요 단계를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과거에 묶여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넘어서야 발전하는 거겠죠. 나는 내가 그 역할을 잘할 거라고 느껴요."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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