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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수식도 필요 없다. 이제는 모두의 스포츠,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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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사냥 실패했지만 세계인의 스포츠로 자리매김
세계 각국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아 "'메달 소외국'들의 희망"
국제태권도연맹과 세계태권도연맹 경쟁이 세계화 이끌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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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한 개, 동메달 두 개에 그쳤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실전 경험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국제대회를 거의 뛰지 못했다. 반면 유럽 선수들은 교류전을 가지며 꾸준히 기량을 유지했다. 그 결과 남녀 금메달 여덟 개 가운데 다섯 개를 가져갔다. 러시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다. 나머지 세 개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미국에 돌아갔다. 하나같이 태권도가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혀 있다. 체육 환경이 부실한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연습할 수 있어 빼어난 선수들을 배출한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25일 "태권도가 올림픽 '메달 소외국'들의 희망으로 부상했다"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K팝, K콘텐츠, K패션 등에 붙는 'K'가 없어도 세계인이 모두 아는 한국 문화로 발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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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태권도는 현대의 발명품이다. 1955년 4월 여러 도장 관장들이 각자의 무술을 태수도로 통일하기로 합의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름은 2년 뒤 최홍희 장군에 의해 태권도로 바뀌었다. 택견과의 연속성을 고려한 결과였다. 택견은 고구려에서 유래했다. 다리를 주로 쓰는 싸움 기술인 수박의 한 부류였다. 이를 다듬은 태권도는 반세기 만에 세계인의 스포츠로 발전했다. 한류의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호인 8000만명과 유품·단자 900만명을 배출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스포츠 변방까지 확산해나갔다. 코트디부아르, 요르단, 대만은 각국의 첫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거머쥐었다. 니제르, 베트남, 가봉은 태권도로 첫 은메달을 땄다. 아프가니스탄은 태권도에서 유일하게 동메달 두 개를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에 예순한 나라와 난민 세 팀이 참가했다고 소개하며 "2000년 시드니대회부터 올림픽에서 다섯 번밖에 열리지 않았으나 엄청난 다양성을 과시한다"라고 평했다. "도쿄올림픽 기수 가운데 약 열 명이 태권도 선수"라며 "선수단 규모가 작은 참가국들 사이에서 태권도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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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세계에 전파한 주역은 이 스포츠의 이름을 지어준 최 장군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 장군은 일제강점기에 징집을 피하려 한 죄로 투옥됐고, 수감 생활 중에 택견과 가라테를 접목한 무술을 만들어냈다. 석방된 그는 새로 설립된 한국군에 입대해 무술을 가르쳤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제주도에 정예부대를 만들었고, 부대는 한국 지도 위로 그의 꽉 쥔 주먹이 그려진 깃발 아래 행군했다. 이른바 '주먹 부대'는 군대 전체에 태권도를 가르칠 사범을 양성했다. 하지만 최 장군은 1961년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군을 떠나야 했다. 1940년대에 박정희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집단의 일원이었던 탓이다. 그는 1966년에 국제태권도연맹을 창설해 태권도 전파를 이어갔으나 계속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1972년에 캐나다로 망명했다. 여전히 국제태권도연맹은 최 장군의 손아래 있었다. 이에 정부는 즉시 경쟁 조직인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했고, 그를 담당하는 정보원 조직까지 마련했다. 이어진 뜨거운 경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태권도를 세계화로 이끌었다.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위상이 무색해졌을 정도로….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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