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너를 위해 하루를 살아…진실 밝혀낼게" 숨진 양구 고교생 어머니의 호소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또다시 네가 없는 아침이 밝았네. 잘 잤니 내 아들?", "엄마에게 너는 아직도 조그만 꼬맹이인데…."
지난달 말 강원도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1학년생 A군의 어머니가 매일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 등 여러 감정을 담아 편지를 쓰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어머니는 A군이 생전에 사용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같은 글을 적어 올리고 있다.
지난 1일 어머니는 이 SNS에 "보석 같은 둘째 아들이 집단적인 학교폭력과 따돌림으로 인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겨우 열일곱 살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A군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쪽지를 공개했다.
A군이 누군가에게 보내려 했던 이 쪽지에는 "하늘만 보면 눈물만 나와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어", "내가 괜찮은 척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어머니는 일주일 뒤 A군의 두 번째 쪽지를 SNS에 공개했다. 어머니는 "마음 아프지만 너의 두 번째 쪽지를 공개할거야"라며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아파했는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사람들이 알아야 하니까"라고 지난 8일 적었다.
두 번째 쪽지에서 A군은 "길거리에 저 사람들은 어찌도 저리 밝아 보이나요. 나는 그럴 수 없으니 늘 상상만 하던 그곳으로"라는 글을 남겼다.
어머니는 "꼬깃꼬깃 접혀있던 이 쪽지를 편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다 원망스럽고 화가나. 정말이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어머니는 A군의 SNS에서 "사랑하고, 보고 싶고, 안아보고 싶다"며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현하다가도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잊지 말아달라"며 호소하기도 하고, "진실을 꼭 밝혀내겠다"며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A군의 부모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부모는 글에서 "지난달 27일 양구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사랑하는 제 둘째 아들이 투신해 사망에 이르렀다"라며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7일 기준 16만7천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27일 자신이 다니던 강원도 양구군의 한 고등학교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A군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이 사건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했으며, 현재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구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