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비리 횡행] 문재인 정부 연구실 개혁 후퇴하나
과기정통부,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 구성해 징계 감면 등 결의 논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연구 현장의 고질적인 각종 비리를 개혁하겠다며 만든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가 오히려 비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위원회는 연구자들의 비리 징계를 재심의하면서 ‘봐주기’로 일관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를 열고 총 26건의 연구 비리 징계 이의 신청을 심사해 대부분 징계를 감경해줬다. 26건 중 절반(13건)은 연구 현장의 고질적 비리로 악명이 높은 ‘학생인건비 공동관리’, 즉 학생들에게 지급될 인건비를 돌려받아 통장에 넣고 연구실 운영비ㆍ회식비 등으로 유용했다 적발된 사건이었다. 재료비 등 연구비 부당집행 4건, 부당저자 등 연구부정 6건, 불성실 실패 2건, 협약 위반 2건, 과제수행 포기 1건(복수 사유 2건) 등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심사 대상의 대부분인 73.1%(19건)에 대해 각종 이유를 들어 제재 수위를 낮췄다. 5건은 유지, 2건은 보완이었다. 위원회는 특히 ‘학생인건비 공동관리’ 비리를 저지른 교수들에 대해 연구지원금 중 지급된 인건비 전액을 환수하도록 한 기존 징계를 완화해 공동관리금액만큼만 회수하도록 해줬다. 또 재료비 부당 집행의 경우 ‘명백히 입증되지 못한’ 경우 환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논문 중복 게재도 단순 실수였고 사적 이익 취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연구 참여 제한 기간을 줄여줬다.
이에 따라 A대학 교수의 경우 당초 인건비 2억원 전액 환수가 결정됐지만, 위원회의 결정으로 공동 관리된 5000만원만 반환하도록 징계 조치가 완화됐다. 4건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일한 유형의 연구 비리를 저질러 20년간의 연구 참여 제한 조치를 당한 교수도 5년으로 대폭 감경됐다. "다수의 과제에서 제재 처분을 할 때 동일한 사유일 경우 합산을 금지해달라"는 호소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위원회는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감경 조치의 기준을 아예 제도화하자고 과기정통부에 권고까지 했다. 징계 시효도 5년으로 제한하고 외상 거래도 ‘허위’만 아니면 인정해주자는 권고도 내놨다. 일선 연구 현장에선 각종 연구 비리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회의 봐주기 식 제재 완화 결정은 비리를 더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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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면죄부를 준다거나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계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징계 관련 행정소송 등의 결과를 반영해 현실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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