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용미(用美) 전략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쿼드 참여'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격돌할 때마다 고난을 겪어 왔던 한반도 문제의 특수성을 미국인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에도 미·중 갈등은 격화될 조짐이고 북핵 해법 마련도 요원한 현 상황과 관련해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전 외교부 장관)는 이런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 고정 필진인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와 대담을 갖고 "민주주의와 가치외교,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는 미국과 동맹으로서 함께 가되, 군사적 차원에서는 한반도에서 동맹의 타겟을 중국으로까지 확대하지 말자고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과거 다양한 기고를 통해 ‘원칙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바 있다. 미국이 내세우는 민주주의 가치의 강조 및 확산에 대해 동의하고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협력하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을 이용하는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최근 한국을 찾아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를 갖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선 양국 간 예리한 의견차를 노출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는 바이든 외교가 트럼프 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과도 연결된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국제질서를 다시 재편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레이건 시기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가 외교정책을 ‘정원 가꾸기’에 비교하며 외교 스타일을 정원사(현실유지형)·조경사(재설계형)로 구분했는데, 바이든은 전자보다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바이든 외교는 트럼프 외교와 질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경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 역할을 버리는 외교노선을 추진한 반면, 바이든은 국제사회에 적극 참여해 리더십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은 한국에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참여 안보회의체)’ 참여를 요청할 것이며, 이것이 한국의 미·중 사이 균형외교 기조를 흔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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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윤 교수는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와 이를 확대한 ‘쿼드 플러스’에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쿼드 플러스(+) 3 국면으로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는 별로 깊지 못하다"며 "이 특수성을 미국인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호주나 일본과는 차별화된 동맹 관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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