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존립을 위해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정치의 이유
좌파정책, 우파정책 따로 없어
저출산 문제, 주거사다리 제공 등 공약으로 내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롤모델 정치인이 누군가요.’ 왠지 식상한 질문이라 생각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의 편견을 깨부쉈다.


"좌우 개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남긴 여러 가지 일화나 메시지를 통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는데,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 같은 경우 인터뷰를 보면 ‘당신은 정치를 왜 하냐’고 물었더니 ‘정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더라.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모든 자식을 다 사랑하겠지만 그중에 한 자식이 건강이 허약하거나, 장애를 갖고 태어났으면 내가 그 아이 돌보는 시간과 애정과 노력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그게 내가 정치하는 이유다. "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윤동주 기자 doso7@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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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대답이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통상 룰라로 불렸던 이 정치인은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브라질 복지 정책의 근간을 새롭게 세운 남미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이다. 브라질의 절대 빈곤을 퇴치하는데 이바지했던 ‘보우사 파밀리아’ 등을 내세웠던 인물로, 우파에서는 대표적 좌파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로 여기지만 좌파에서는 능력 있는 진보 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오 후보가 수많은 보수 정치인을 제쳐두고, 남미의 진보 정치인을 흠모한다고 밝히는 것은 분명 ‘의외’였다. 17일 오 후보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기존에 알려진 보수정치와 다른 보수정치의 신념을 밝혔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정치가 관심 안 줘도 스스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정치가 관심을 보여야 하는 곳, 그리고 서울시장이 해야 할 역할을 할 곳은, 바로 그 지점(아픈 손가락)이라는 것이다. 정치를 왜 해야 하느냐, 힘들고 어렵고 나약한 사람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그들을 보듬고 용기를 주기 위해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왜 좌파만 해야 하는 일이냐, 우리 우파가 가지는 공동체의 가치, 국가를 지키기 위한 공화의 가치가 그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스로를 좌파 정치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자유, 자유를 외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이념과 생각 자체가 자유롭지 않다. 우파정책, 좌파정책이 어디에 있냐. 국민을 위한 정책이면 우리가 다 수용해서 쓰면 되는 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맞춰 보수 정치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국민의힘은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게 당사자성이란 걸 가져서 끊임없이 그걸 보여주지 않으면 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 이미지, 낡은 이미지를 못 바꾼다. 진정성을 갖고 계속 메시지와 콘텐츠, 정책, 리더십 이런 것들이 바뀌는 과정을 보여줘야 비호감도가 떨어진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탄핵 이후로 더 어려워졌다."


오 후보는 부동산 공약으로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를 제시했다. 후보마다 수십만호의 공급대책과 비교해 눈에 띌 정도로 적은 3만호의 공급 방안을 내놨다. 보수진영의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부동산 대책 면에서 가장 적은 규모의 수치를 발표했다. 사실 그의 부동산 공급 방안은 다른 보수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민간 공급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이를 목표로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별도의 부동산 대책으로 ‘반반 아파트’를 제시했는데, 이는 민간 주도의 공급대책과 정부 주도의 임대주택 공급 대책의 사각지대 해소 대책이었다.


"아무리 공급을 많이 한들 무주택 서민들이나 청년들 전세 난민들이 10억원 아파트 어떻게 살 수 있냐. 그분들에게 뭔가 주거사다리 같은 것을 놔주는 역할이 서울시장이 할 일이다. 공급가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매매할 때 매매차익의 절반까지 보장해드리는 시장의 원리와 기본적 인간의 욕구를 같이 고려한 상품이 되어야 매력적인 상품이 된다. 민간주택 시장과 공공임대 시장 사이에서 자산축적을 통해 주거사다리로 징검다리처럼 옮겨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서울시장 해야 하는 일이다."


이외에도 그의 공약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소상공인을 위한 대책과 저출산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그는 저출산 문제를 여성의 자아실현 문제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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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생각하는 사회생활 속에서의 자아실현 결국 경력단절에 대한 공포가 출산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 한국 합계출산율의 2배가 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인데 거기는 공공보육이 98% 실현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46%다. ‘서울형 공공인증어린이집’ 같은 개념으로 국공립 시설과 퀄리티 동등한 그런 보육시설 이용을 확대하면 그 부분을 경력단절 차단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육아휴직을 보장해준다고 해결될 게 아니고, 1년 육아휴직 다녀왔는데 내 책상 사라지고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동기들보다 뒤처지고 그러면 여성들이 과감하게 결단 못 내리게 될 것이다. 지금 시대에는, 그럼 그걸 해결해주기 위해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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