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코로나에도 국경넘는 쌀 밀수꾼에 골머리
말레이시아 국경강화에도 태국·베트남 쌀 넘어와
농가들 "경비대 배치해라" 호소
[아시아경제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강화에도 불구하고 태국ㆍ베트남 산 쌀 밀수로 말레이시아 농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말레이시아 농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경강화에도 태국과 베트남산 쌀 밀수입이 이뤄지면서 국내 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1월 27일부터 12월까지 쌀을 포함한 가금류ㆍ냉동육ㆍ과일ㆍ채소 등 경찰에 적발된 밀수액은 200만 링깃(약 5억4300만원)에 달했다.
밀수업자들은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고품질의 쌀을 밀수해 말레이시아 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높은 시세 차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에서 밀수된 쌀은 10㎏에 48링깃(약 1만3000원)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컨테이너를 이용해 대량의 쌀을 밀수하는 데다 수입허가증(AP)을 준비하는 등 밀수입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말레이시아 국경에 버려진 폐가나 창고에 밀수한 쌀을 보관했다가 바로 유통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수한 쌀은 주로 야시장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거래된다. 말레이시아는 쌀 수입 시 농업부로부터 수입허가증을 받아야 하며 국영기업인 베르나스(BERNAS)를 통해서만 수입이 가능하다.
지난 9월에는 3만4000링깃(약 920만원) 어치에 해당하는 쌀 227포대가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다가 적발됐으며 11월에는 말레이시아-태국 국경의 한 창고에서 태국에서 밀수한 쌀 850㎏이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드론 감시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국경 감시를 강화했지만 밀수업자들은 태국, 베트남산 쌀을 국내산 쌀보다 낮게 판매해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어 이같은 범죄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밀수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은 말레이시아에서 쌀을 생산하는 농부들이다. 비정부단체(NGO) 및 국내 학계는 쌀 밀수가 농부들의 생계와 농업생태계에 직격탄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경 감시소에 경비대를 추가 배치하고 밀수 검사를 강화하는 등 관련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얼마씩 받나" 6억 vs 4.6억 vs 1.6억…삼성전자 D...
2016년 기준 말레이시아 쌀 생산량은 2700만 톤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소비되는 쌀의 67%는 국내산이며, 나머지는 태국, 베트남, 파키스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2025년까지 쌀 자급률을 75%까지 높이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년간 비밀리에 쌀이 유통되고 있고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내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교수협의회 모하드 파우지 교수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쌀 자급률을 75%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저가 밀수 쌀이 들어오면서 농가 소득이 하락하고 있다"며 "수입산 쌀 의존도를 낮추고 밀수 근절을 위해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