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욕망의 장, 중고세상
[중고거래 검은손]中"모텔서 거래할까요?"
성희롱 온상된 중고거래
여성에 입던 속옷 판매요구 등
중고 플랫폼 성희롱 발생 잦아
성폭력법상 처벌 대상이지만
처벌로 이어지는 과정 복잡해
최근엔 아기 판매 등 일탈발생
업체들의 선제적 자정 노력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책 필요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옷을 팔려던 여성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판매하려는 옷을 입고 얼굴이 안 나오게끔 전신 사진을 올렸는데, 한 이용자가 '너를 사고 싶다' '나랑 만나자'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보낸 것. A씨는 "그 일을 겪은 뒤부터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옷이나 여성용품 등을 올려놓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A씨 사례처럼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사이트에서 거래를 하다 성희롱을 당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성희롱 대부분은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이들을 향하는데 그 방식도 다양하다. '입던 속옷'을 판매해달라거나 '속옷 착용샷'을 요구하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몸매를 품평하기도 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고거래를 하려다 'XX 호텔로 오라'거나 특정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팔라' 등 성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요구를 받았다는 후기가 끊이질 않는다. 이런 행위는 성폭력특례법 13조에 의해 엄연한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우선 피해자가 직접 모든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각종 성범죄 피해자를 변호해온 이은의 변호사는 "성희롱성 발언을 저장하고, 가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피해자가 직접 파악해야 처벌이 용이하다"며 "처벌은 할 수 있으나 그 과정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고거래에선 성희롱뿐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일탈 행위도 종종 발생한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갓난아기를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0월 한 지역 카테고리에는 '아이 입양합니다. 36주'라는 글이 이불에 싼 아이 사진과 함께 올라온 데 이어, 같은 달 장애인을 판매하겠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아기를 판매하려던 친모는 입건됐지만, 장애인 판매글을 올린 이는 나이가 어린 '촉법 소년'인 탓에 처벌 자체가 불가능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고거래 업체들도 각종 비윤리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은 올바른 거래 문화와 건강한 이용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사기 행위·사람 및 생명 등 불법 거래 행위·음란성 채팅 및 게시물·욕설 및 타인 모욕·차별 발언 등 서비스 경험을 저해하는 불법 게시물에 대한 제재 사항 등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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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조금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체들의 선제적 자정 노력과 제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 개인이 증거를 수집해 처벌하는 방식에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며 "업체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를 걸러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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