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월권" vs "사과해야 보수 참모습" 김종인 '사과' 예고에 野 이견
배현진 "무책임한 뜨내기 변"
장제원 "정당성, 정통성 없는 월권"
하태경·원희룡·유승민 '사과 지지'
[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야권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명백한 월권'이라며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반면, 당의 혁신을 위해선 대국민 사과는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방침에 대해 "착각하고 계시다"라며 "위원장은 수시로 '직'을 던지겠다 하시는데 그것은 어른의 자세가 아니시다. 배수진이랄 만큼 위협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저 '난 언제든 떠날 사람'이라는 무책임한 뜨내기의 변으로 들려 무수한 비아냥을 불러올 뿐"이라며 "지금 이 순간 온 국민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鬼胎),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비상대책의 임무에 충실하시고 당 대표 격의 위원장으로서 처신을 가벼이 하지 않으시길(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병수 의원도 지난 6일 페이스북 "과연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사과를 하지 않아 대한민국의 우파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지금은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장제원 의원도 7일 페이스북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며 "단 한 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야권 인사들은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방침에 잇따라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김종인 대표 사과를 막는 것은 당의 혁신을 막는 것"이라며 "국민은 탄핵 이후 우리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했다고 꾸짖었다. 우리 자신의 허물을 성찰해야 국민의 신뢰 얻는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잘못에 대한 반성은 보수의 참모습"이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길이다. 이를 놓고 또다시 우리끼리 공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께 실망만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8일) "탄핵 때문에 보수가 분열하면 과연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들(정부·여당)이 다음 선거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것은 보수가 탄핵으로 또 분열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며 당내 분열을 경계했다.
이어 "진정 집권 의지가 있다면 이제 탄핵을 넘어서자. 4년이 지나고서도 서로의 양심과 소신을 비난하면 싸움과 분열은 끝이 없을 것이고,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화해할 때"라며 김 위원장의 뜻에 지지를 보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년 동안 우리 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온 몸을 던져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다. 사과드린다. 용서를 구한다.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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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위원장은 9일로 예정했던 대국민 사과를 정기국회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대국민 사과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 반발이 쏟아지는 것과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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