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 아쉬운 소상공인, 며칠새 연간 최대 20만원, 월 1만7000원 정도 이자 더 물어야

지난주 3% 대출, 오늘 받았으면 2%…'복불복 대출' 소상공인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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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같은 조건에 2% 짜리 대출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에 (대출을) 바꿔 줄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이미 대출을 받아서 대환대출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수도권에서 소규모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박준현(57ㆍ가명)씨는 며칠 차이로 대출금리 차이가 1%포인트나 발생했다며 억울해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영자금이 쪼들렸던 박씨는 최근 기업은행 한 지점에서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2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금리는 3% 수준으로 박씨에겐 괜찮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9일 같은 유형의 대출을 금리 2%에 내놓으면서 생겼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을 통해 대출금리 2%, 대출한도 2000만원, 대출기간 5년(거치기간 2년, 3년 원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3차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박씨는 최근 동일 한도와 기간의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2차) 대출을 3% 조건으로 받았고, 며칠 차이로 1%포인트나 비싸게 대출 상품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박씨는 연간 최대 20만원, 월 1만7000원 정도의 이자를 더 물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소식을 듣자마자 박씨는 은행에 문의했지만 "이미 대출을 실행했기 때문에 대환대출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최근에 받은 2000만원을 갚고 3차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을 다시 신청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그 경우에 대출이 다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은 터라 어쩌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민간 상품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나랏돈으로 지원하는 것에 이렇게 차등을 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난방도 줄여가며 추위 속에서 공장을 돌리는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지원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시행됐다. 1차 대출 때는 소진공과 기업은행 등 몇몇 시중은행을 통해 최대 1억원까지 1.5%의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줘 두 달만에 준비된 14조100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


2차 지원은 지난 5월 총 10조원 규모로 시중은행에서만 진행했는데 금리 3~4%,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었다. 1차에 비해 금리가 2배 이상 높다는 지적에 따라 각 은행이 원가와 비용 등을 고려해 최저 금리를 다시 산정해 조정하기는 했지만 은행에 따라 0.29%포인트~1.42%포인트까지 금리 차이가 났다.


금리 차이는 은행의 금리적용 방식,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차이에서 나타났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대구은행 등은 고정금리 방식을 채택했는데, 만기 5년(2년 거치, 3년 원금분할상환)동안 같은 금리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높다.


반면, 농협 등 나머지 은행은 변동금리 방식을 택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금융채 금리, 코리보(KORIBOR)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저신용자의 경우 모든 은행에서 4.99%로 동일하게 최고 금리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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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엄연히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번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기부에서도 "사정은 안타깝지만 대환대출을 해줄 수는 없다"면서 "다른 대출을 받은 사람도 중복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사정에 따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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