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어 '도쿄 평화올림픽' 기대감…김여정 행보 주목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 트위터를 통해 서 실장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오늘 친구이자 동료인 서 실장을 만나 반가웠다"고 면담 사실을 알렸다. <사진 제공=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트위터 캡처>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11월 방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측이 방한 시점과 향후 북한과의 대화 희망 시점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부터 본격적 판을 깔겠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측에 도발 자제를 요청하고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아스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회동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북한과 정말로 어떤 진전을 보고 싶다"며 "내년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행보가 남·북·미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화염과 분노'로 치달았던 북·미관계는 2018년 초 김 제1부부장의 평창올림픽 관련 방한을 계기로 급반전을 맞이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그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특사 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 이른바 '백두혈통'이 남한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김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화기애애하게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예선 첫 경기를 관람했다. 마지막 날에는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한 비공식 환송만찬 자리에서 "하나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평창 평화올림픽'의 경험을 도쿄에서도 재연한다는 계획을 앞서 세운 상태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남북한의 도쿄올림픽 공동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 1월 신년회견에서는 "도쿄올림픽은 남북이 일부 공동 단일팀에 합의하기도 했고, (선수단) 공동입장으로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는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도 올해 신년 업무보고에서 도쿄올림픽 계기 남북 간 사회문화교류 협력 확대 계획을 밝혔다.
다만 19일 오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한반도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만나고 온 서 실장은 '자가 격리' 관계로 재택근무 중이다. 문 대통령은 서 실장에게 방미 결과에 대한 구두 보고를 받은 상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안보실장 논의 결과와 관련해 "북·미 간 대화 재개 및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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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미국 대선이 열리는 11월부터 당선자가 임기를 시작하는 내년 1월까지가 중대 고비다. 중요한 시기에 미국 정부 초청으로 서 실장이 방미 일정을 보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서 실장 방미 결과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가 관심이었지만 19일 수보회의는 스마트시티 등 경제 관련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 대선과 국내 여러 정치 현안 등 이슈가 많지만 청와대는 경제에 방점을 찍고 타임 라인을 조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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