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선언 등 무시…남북관계 구심점 사라져
2017년 '베를린 연설'처럼 반전 모멘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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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평양공동선언'이 2주년을 맞지만 남북관계는 북한의 노골적인 대남무시 속에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해 복구·감염병 방역에 총력전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평양선언'에 대한 언급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 유엔(UN) 총회연설에 나서 새로운 대북 제안을 통해 남북관계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평양선언을 하루 앞둔 18일 남북은 공동행사는커녕 각자의 특별한 기념행사도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찾아 남북 대화를 촉구하고 이산가족 화상상봉·영상편지 교환 등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일절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선언 1주년에도 공식 매체와 선전용 매체를 통틀어 관련한 언급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올해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만들어낸 평양선언과 '판문점선언'이라는 남북관계의 구심점에서 북한이 스스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남북관계의 구심력을 되살려 낼지 관심이 쏠린다. 반전의 계기로는 오는 23일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연설이 꼽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최악의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국제 무대 공개연설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물꼬를 튼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베를린 선언이 대표적이다.


2017년 7월 6일, 문 대통령은 독일 옛 베를린 시청에서 열린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에 건네는 4대 제안을 담은 '신(新)베를린 선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적대행위 중단 ▲남북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다.

당시만 해도 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북한의 반응도 싸늘했다. 북한은 10여일 후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베를린 선언에 대해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2018년은 문 대통령의 제안은 현실이 됐다. 고위급 대화가 재개됐고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으며, 군사합의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 총회연설에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3일 새벽 2시께(미국 뉴욕 현지시간 22일 오후 1시께) 화상회의로 열리는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여는 취임 후 이번이 4번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색된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를 풀기 위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이 수해와 감염병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인만큼 인도적 지원 등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도 북한의 인도적 위기를 우려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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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되는 올해 유엔총회에서 북한이 화상회의로 누구를 내세울지도 관심이 쏠린다. 2015년 리수용 외무상, 2016~2018년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했으며, 작년에는 김성 유엔대사가 발언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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