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늘자…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바닥
삼성증권, 내일부터 신용공여 일시 중단…다른 증권사들도 가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증권사에 주식매수 자금을 빌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하는 현상)'가 크게 늘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난 증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거금을 내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주로 개인이 많이 활용하는 신용융자의 연 환산 이자율은 4~9%로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신규 신용공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다음 날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 삼성증권의 이번 신용융자 매수 중단은 지난 7월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예탁증권 담보 대출도 현재 중단한 삼성증권은 당분간 신규로 빚을 내 투자할 수 없다. 기존 이용 고객은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은 가능하다.
한도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잇따라 대출문을 일시적으로 닫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초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를 일시 멈췄다. 지난 6∼7월에는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위해 한동안 예탁증권 담보대출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KB증권은 7월23일부터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멈췄고, NH투자증권도 지난달 3일부터 신규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은 신용공여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리테일 비중이 작아 다른 대형사들처럼 신용공여 중단까지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리테일 비중이 큰 키움증권은 '키움형 대용' 계좌에 한해 보증금 현금비율을 늘리는 식으로 리스트를 관리하고 있어 현재 별도의 중단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신용융자 매수 중단은 개인들의 빚투가 급증한 데에 따른 것이다. 증권사별로 한도는 다르지만 폭증하는 대출 수요로 증권사별 신용공요 한도가 꽉 찼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신용공여 한도가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ㆍ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개인의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3월 말 이후 가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하자, 신용융자 잔고는 반대매매 등의 영향으로 6조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증시 상승에 힘입어 빚투가 늘면서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17조원대로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1일 기준 17조33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의 신용융자가 8조6982억원, 코스닥 신용융자는 8조6397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