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부부 갈등 커져...이혼으로 번지기도
'코로나 이혼' 신조어까지 등장
통계청, 올 6월 이혼 건수 8776건
전문가 "상황과 사람 분리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있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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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 결혼한 지 2년 차 된 신혼부부 최모(33) 씨와 아내 김모(27)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최 씨는 "원래 신혼 때 생활습관이 안 맞아서 싸우는 일이 많다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 많이 싸우게 됐다"라면서 "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소한 것 하나에도 화부터 내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아내 김 씨도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단점이 너무 많이 보이더라. 뭐든 미루고 내 탓만 하는 모습에서 정이 떨어진 것 같다"라며 "아직 아이도 없는데 이렇게 싸우는 걸 보면 그냥 안 맞는 거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이 자꾸 반복되다 보니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이로 인한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이혼까지 고려하는 부부가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Covid19)와 이혼(Divorce)을 합친 합성어인 '코로나 이혼'(Covidivorce)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혼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 6월 이혼 건수는 8776건으로 전년(8680건)보다 1.1%(96건) 증가했다. 이보다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올 4월 이혼 건수는 9259건으로 지난 3월(7298건)보다 1961건 늘어나기도 했다.

다른 나라의 사정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온라인 라디오 플랫폼 아이하트라디오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 시기에 부부가 한 집에 머물며 △금전 문제 △재택근무 적응 문제 △자녀 온라인 수업 교육 문제 등으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부부 관계까지 나빠져 이혼율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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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코로나 이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내 SNS에는 최근 '코로나 이혼'에 관한 글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트위터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쏟아내는 아내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우자의 사소한 습관에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한 여성은 트위터에 "지난 열흘 동안 남편의 큰 목소리, 시끄러운 TV 소리, 코 고는 소리 등을 참아야 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내 영혼이 견뎌낼 수 있을까"라고 올렸다.


아예 이혼을 고려한다는 사례도 있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은 술을 마시고, 잘 씻지도 않는다. 부부간의 불화는 저절로 해결되기도 한다지만 내게는 지금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본 내 많은 가정에서 부부들이 갈등을 겪는 일이 늘자 이혼 전문 변호사 고토 치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부부들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집이 일터가 됐고 그것이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며 "사람들은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되면 결혼 생활에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부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집안일을 같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라면 이혼을 결심하더라도 상황과 사람을 분리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혼 전문 최유나 변호사는 지난 5월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항상 상담이나 재판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 이후 평소보다 1.5배에서 2배 가까이 상담 전화가 늘었다"며 "(상담을 진행해보니)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이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다 보니 혼인 생활을 빨리 정리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일이 많았다"며 "평소에 대화 등 소통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가 (코로나19로) 강제적으로 같이 있게 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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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외부 상황으로 인한 갈등이라면 (이혼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그 상황 때문인지 사람 때문인지 분리해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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