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손배·집단소송제 다시 도마위…금융사 압박 날로 가중
민병덕 의원, 금소법 개정안 대표발의
금융권, "사실상 무한책임" 우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와 보호를 명분으로 금융회사의 책임을 대폭 확대하는 여당의 입법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거듭된 사모펀드 판매 사고 등으로 가뜩이나 정부의 소비자 보호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21대 국회 들어 금융사 옥죄기 성격의 입법 시도가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긴장과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사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소비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개정안을 전날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사의 위법한 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양산되고 수입액이 피해액을 크게 상회하는데도 피해 구제를 하지 않거나 방해하는 경우 손해의 3배 이내에서 금융사가 배상토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금융사가 금소법을 어겨 다수 소비자의 피해가 생긴 경우 소비자 1인 또는 여러명이 대표당사자가 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이 개정안은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에서 형식상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전 의원이 낸 개정안에는 집단소송제가 담기지 않았다.
금소법은 처음 발의된 뒤로 약 9년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는 앞서 20대 국회의 금소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핵심 사안으로 주목받았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징벌적 과징금 등 강력한 제재방안이 있는데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보태지면 소비자 사후구제가 지나치게 강화되고 금융사의 책임이 너무 커저 불합리하다는 등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제도가 빠진 채로 금소법이 통과됐고 여권 일각에서 '알맹이 빠진 금소법'이라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민 의원은 "(20대 국회 당시) 찬반이 극렬하게 대립돼 법률에 규정하지 못했다"면서 "금소법 시행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보호대책이 함께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국회서 찬반 대립…제정안서 빠져
금융사 옥죄기法 속출 속 금융권 '긴장'
정치권 관계자는 "금소법 제정 자체가 급했던 터라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쟁점사안에 대한 논의는 잠시 유보됐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21대 국회 들어 이들 사안이 다시 테이블로 올라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찬반이 대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의 국회 의석구도 등을 감안하면 처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국회에는 이미 민주당 의원들이 낸 금융사 관련 규제 강화 법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책임을 의무화하고 소비자 피해액의 3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보험사의 보유주식 가치판단시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 가격으로 계산토록 하는 일명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일정규모 이하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안을 소비자(민원인)가 수용하면 금융사는 무조건 수용토록 하는 '편면적 구속력 확보안(금소법 개정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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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규제 장치, 특히 처벌 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구축되는 양상인데 이는 사실상 무한책임에 가까운 책임을 부여하려는 것"이라면서 "금융사와 소비자를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금융사를 적대시하는 기류가 점점 분명해지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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