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5700명

삼성서울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삼성서울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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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서소정 기자, 조슬기나 기자, 김흥순 기자] 수도권 대형병원의 경력 10년 차 간호사 김희영(가명)씨는 최근 재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위와 싸우며 방역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방호복에 고글과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금방 땀범벅이 되고, 습기 때문에 시야 확보조차 어렵다"며 "이 때문에 주사나 투약을 위한 약물 용량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2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누적 2만명(2만449명)을 넘은 데다 지난달 중순 이후에만 약 570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에 돌입해 남은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가 심해졌다. 김씨는 "격리 환자뿐 아니라 일반 환자들을 담당하느라 12시간 내내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식사는커녕 물 마실 여유도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의료진의 업무 정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코로나에 파업까지…방역현장 비상

김씨처럼 코로나19 진료 일선에 있는 의료진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지방 선별진료소에서는 어지럼증으로 파견된 간호사들이 쓰러지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광복절을 전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진단검사 건수가 하루 2만건 안팎으로 늘어난 데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탈진 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입원 환자들이 늘면서 대학병원 등 상급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업무도 과중되고 있다. 서울 대형병원의 간호사 이미연 씨는 밤샘 근무를 혼자 맡고 있다. 평소 레지던트 1~2명에 간호사 3~4명이 조를 이뤄 야간 업무를 담당했으나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으로 당직 일정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씨는 "환자 수는 줄었지만 혼자 야간 업무를 책임지다 보니 급박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교수들이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하던 업무에 익숙지 않고, 담당의사를 호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종합병원의 또 다른 간호사는 "전공의들의 휴진으로 진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수술 전 관장 업무나 처방 등 의사들의 업무 일부까지 간호사들이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최근 성명에서 "간호사들은 휴가도 반납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가중된 노동을 하면서 환자들 곁을 지키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의사들의 파업은 많은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며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1일 전주의 한 소방서 앞에서 탈진해 쓰러진 의료진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1일 전주의 한 소방서 앞에서 탈진해 쓰러진 의료진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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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도 "장기화 안된다" 호소
국방부, 민간 의료시설에 군의관 긴급 투입

대형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빠진 자리를 전임의와 교수들이 대체하고 있으나 일부 대학병원의 교수급 의료진도 단체행동 동참을 예고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야간당직 등으로 전임의들의 피로도가 누적돼 이번 주가 고비라는 분위기"라며 "병원 측에서는 환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로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공의·전임의가 대거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대병원도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더이상 버티기는 여의치 않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응급 환자가 처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의료진이 힘쓰고 있다"며 "다만 남아 있는 의료진의 피로도 누적이 심각해 (파업의)장기화는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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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의료계 휴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오는 4일부터 수도권 민간 의료시설 9곳에 군의관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1차로 22명을 파견해 인천의료원·인하대병원 등 수도권 민간 의료기관을 지원하고, 민간인 코로나19 중환자용 병상으로 전환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내 국가지정음압병상 8개에서도 4일부터 본격적 환자 치료에 돌입한다. 집단 휴진 경과에 따라 파견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군 의료 인력이 민간에 파견되기는 올해 초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감염 이후 두 번째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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