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현금 가뭄…목 타는 LCC
유증 등 자금 확보해도 유동성 위기 여전…금융당국 지원 절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자금수혈을 추진하는 저비용항공사(LCC)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지난 18~19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유상증자 청약 경쟁률은 79.8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 청약 후 발생한 실권주 120만주에 대한 청약으로, 일반공모 청약에만 약 1조2000억원이 쏠린 셈이다.
제주항공에 이어 업계 2위권인 진에어도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앞선 대한항공, 한진칼 유상증자가 성공한 만큼 업계에선 진에어 유상증자도 소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각 사가 자금수혈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현금줄이 말라 붙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장 LCC 4곳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약 3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말(약 7520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2242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53.2% 감소했고, 현금이 비교적 풍부했던 진에어도 2970억원에서 1291억원으로 56.6%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44.5% 감소한 1026억원, 에어부산은 67.0% 줄어든 15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LCC 모두 유상증자 등 자금확보 과정에서 순항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티웨이항공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모(母)기업인 티웨이홀딩스의 참여 저조로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경영실적이 타사에 비해선 그나마 나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기업의 규모가 유상증자의 성패를 가른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수록 이런 기초체력에서 차이가 두드러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문제는 당장의 자금수혈 성패와 무관하게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점이다. 당장 LCC들은 이번 3분기 대규모 국내선 증편을 시작으로 영업망을 꾸준히 늘려나간단 계획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이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추가 자금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각 LCC가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필요한 자금수요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를 마무리했고, 추가 자금지원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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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나타나고 있어 전망도 비관적"이라며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제주항공은 약 2557억원, 진에어는 2384억원의 현금을 보유할 전망이나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 말 자금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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