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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책임지는 CEO와 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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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중기벤처부 차장] 한때 벤처업계를 뜨겁게 달군 국내 벤처 1.5세대 경영자를 만났다. 벤처업계에서 유명한 이 경영자는 2010년대 중반 스마트폰시장에서 잘 나가던 국내 기업이 재정 건전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하자 부채를 안고 이 기업을 인수했다. 앞선 기술력을 통해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던 국내 기업이 파산되면 국가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인수 이유 중 하나였다.


이 벤처기업인은 2년간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부채 규모가 증가하면서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예정된 먹튀' '정상화보다 특허에만 눈독' 등 인수와 매각 과정을 두고 의혹이 잇따랐다.

이 기업인의 지인들은 사실과 다른데 왜 외부에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이 경영자와 몇 번 통화를 했었다. 그때마다 느낀 건 이러한 시선도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라는 그의 인식이었다. 그는 부정적인 의혹의 시선을 받는 것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외부에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던 것은 회사의 모든 경영 활동이 결국 CEO가 안고 갈 책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만에 이 기업인을 만나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듣게 됐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시 속사정도 알게 됐다. 회사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피해를 본 주주와 직원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부정적인 의혹의 시선을 받으면서 억울한 점은 물론 피해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업인을 만나면서 떠오른 인물이 있다. 그처럼 '책임감'을 강조하는 사람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박 장관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 후 박 장관을 만난 적이 있다. 총선 불출마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중기부 장관이 되고 나서 여러 정책을 새로 만들고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당시 임기가 남았음에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유관기관장의 모습과 비교되기도 했다.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주택, 공장, 시설 등에 대한 피해가 심각하다.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전통시장이 침수돼 상인들이 큰 피해를 받았다. 산사태로 내려온 토사가 공장 일부를 덮쳐 수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중소기업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감소 등 기업과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집중호우 침수 피해까지 겹쳤다. 자연재해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마철 집중호우를 대비해 평소 안전관리 시설 보수 등에 더 큰 관심을 쏟았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중기부가 집중호우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 중이다. 특별재난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해 특례보증 비율 상향, 보증료 우대, 보증 한도 확대를 지원한다.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재해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지원한다.


요즘 박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장관도 이런 관심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낼지 궁금하다. 우선 지금은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로하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수해 복구 현장부터 빨리 달려가야 한다.




김대섭 중기벤처부 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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