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10일 헬기편으로 독도 방문…日 언론이 독도 방문 계획 먼저 보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광복절 앞두고 대통령 최초로 독도 방문한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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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는 중요 뉴스로 취급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광복절 메시지의 핵심은 일본과의 관계 설정이다.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는 고도의 정치력과 정무적 감각이 요구된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은 광복절 메시지를 내놓을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해 방향을 설정하고 메시지를 관리한다. 국제 관계에서 한국의 국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행보 가운데 가장 이슈가 됐던 장면을 꼽자면 2012년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8월10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독도를 방문했다. 광복절을 앞둔 상황에서 여론의 시선을 단숨에 모을 선택이었다.

헬기편으로 울릉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헬기를 통해 독도를 방문했고 1시간 10분간 머물렀다. 독도 초소 경비대를 둘러보고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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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관계에서 ‘저자세 외교’를 지적받았던 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독도를 방문한 이유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일본은 예상대로 격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 대사를 소환했고 한일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앞서 일본 언론이 8월10일 조간신문을 통해 방문 계획을 먼저 보도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일정은 경호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일정이 끝나기 전까지 보도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독도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리면서 엠바고 의미가 무의미해졌다. 당시 청와대는 8월9일 오후 3시께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을 출입기자들에게 알린 뒤 보도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은 어떤 경로를 통해 일본 쪽에 알려졌고 일본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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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대통령 최초로 독도를 방문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정치적 노림수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었다. 민주당 쪽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날치기 처리로 주권 훼손 비판을 받아온 정부가 대통령 독도 방문 이벤트로 대일본 저자세 외교의 국민 분노를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방문이 일본의 ‘독도 분쟁 지대화’ 의도에 휘말리는 결정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 대통령이 독도를 다녀오자 곧이어 나올 8·15 경축사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웠다. 이 대통령은 2012년 8·15 경축사에 위안부 문제는 다뤘지만 독도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독도 문제는 이미 행동으로 보여줬으므로 경축사에 담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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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적으로 논란이 증폭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아니면 야당 일각의 주장처럼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활용한 것일까. 2012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여러 의미에서 정치사에 기억될 장면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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