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달러 약세 압력… 金 5거래일 연속 최고가 행진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금값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며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 속도를 보이는 등 금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달러화의 약세를 부추기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4.76% 오른 7만 746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 상승은 이날도 이어져 오후 1시 기준 금 현물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44%(3440원) 오른 8만900원을 기록 중이다.
해외 원자재 시장에서도 금 가격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7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값은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5g) 당 1955.40달러로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1년 9월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920.94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거진 지난 3월 저점(1477.90달러)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그려오던 금값 곡선은 최근 1주일 새 경사를 급격히 확대하는 모습이다.
금값이 최고가 행진을 벌이면서 금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수익률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금 펀드 12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5.78%, 1개월 수익률은 10.47%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간 국내 주식형 펀드(3.76%)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6.27%)와 비교해도 뛰어난 성적이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2000달러 돌파를 앞둔 금값과 달리 달러는 힘을 잃고 고꾸라지는 형세다. 금값과 반대로 지난 3월20일 고점(102.817포인트)을 기록한 달러지수(DYX)는 이후 지속적으로 지난 24일 95포인트 아래로 떨어졌고, 전날 93포인트선까지 내려갔다.
최근 금값이 멈출지 모르고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이유는 달러의 약세를 부추기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 회복 속도 변화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경제 회복 흐름이 주춤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로존은 진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제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달러의 유동성 공급 확대도 달러화의 약세 요인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은 다른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비교해 더욱 완화적 기조로 전환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코로나19가 완전히 퇴치되기 전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는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의 강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의 회복속도가 주춤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선호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위기 이후 금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확장을 대비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이는 동시에 미국만의 성장이 아닌 다른 수요처의 회복과 통화가치의 변화까지 반영해 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다만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조정 가능성은 있다는 평가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금과 역의 관계를 가진 달러지수의 기대가치는 과매도 구간에 근접했다”며 “금의 기대가치는 이미 과매수 기준선을 상회하는 등 달러화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