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요건 충족 둔 해석차에 재무상황 등 '서면' 협상 등 닮은 꼴 많아
인수 무산 염두 둔 명분쌓기 관측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이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확충을 위한 발행할 주식의 총수와 전환사채 한도를 늘릴 것을 의결 했다. 주주들이 입장한 후 직원들이 안내판을 치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이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확충을 위한 발행할 주식의 총수와 전환사채 한도를 늘릴 것을 의결 했다. 주주들이 입장한 후 직원들이 안내판을 치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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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이스타항공 M&A의 전철을 밟고 있다. 매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매도자인 금호산업이 이스타항공 사례와 판박이 처럼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양 측 모두 결별을 앞둔 '명분쌓기'에 나선 것이 아니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 24일 금호산업에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12주간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제안했다.

이는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이 '선행조건이 마무리 된 만큼 거래를 종결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한데 따른 답신 차원이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재실사 대상으로 ▲부채 폭증(2조8000억원) ▲매수인 동의 없는 추가차입(1조7000억원)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꼽았다.


업계에선 이같은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행보가 '노 딜(No deal)'로 마무리 된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M&A와 판박이라고 보고 있다. 인수 선결조건을 둔 입장차, 부채 또는 미지급금 규모 등 기본조건은 물론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이 보인 태도 역시 유사한 까닭이다.

한 예로 HDC현산은 지난달 인수조건 재협상을 거론하면서 '서면' 협상을 요청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냐"면서 대면협상을 역제안했으나 현재까지 양 측은 공식적으론 서면 및 내용증명으로만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무산까지 대면협상이 전면 중단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사례와 닮아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면으로 의견을 주고받자는 건 향후 벌어질 분쟁에 대비, 근거자료를 축적하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HDC현산은 입장문을 통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0여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전달했으나 지금까지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준비만 해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공'을 넘겨받은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역제안에 아직까진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금호산업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렇다 할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내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이에 앞서 플랜B 등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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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게임 끝에 인수전이 최종 불발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재매각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제3의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운 까닭이다. 이 경우 모체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들은 분리매각을 위한 상당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 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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