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선수 지인 인터뷰
운동 쉬고 있던 시절 친해져
괴롭힘 힘들어 그만뒀다 말해
복귀 결정때 타팀行 조언
"힘들수도 있다는 거 알면서도
제발로 갈만큼 운동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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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그때 돌아가겠다고 하던 숙현이를 말리지 못한 게 후회스럽습니다."


소속팀 지도자들과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받다 세상을 떠난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선수와 3년 간 절친하게 지낸 A(23)씨는 6일 아시아경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한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A씨는 20살이던 2017년 최 선수와 인연이 닿아 지난 3년 간 가까이 지냈다. 최 선수는 A씨와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자주 연락했고 쉬는 날에는 꼭 만나 시간을 보냈다.

A씨는 최 선수와 처음 만난 2017년 "이미 운동을 그만 둔 상태였다"고 했다. 당시 A씨가 왜 그만두게 됐냐고 묻자 최 선수는 "팀과 사이도 안 좋고 팀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 후 최 선수는 A씨에게 "경주시청에서 돌아오라고 자꾸 연락이 온다"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최 선수가 경주시청으로 복귀하겠다고 하자 A씨는 "그 팀에서 이전에 너무 힘들었다고 했지 않느냐"고 물었고 최 선수는 "그래도 운동이 너무 좋다.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팀으로 가는 것은 어떠냐"고 조언했을 땐 "2018년도 대회 성적이 없고 1년 쉬는 동안 몸무게도 많이 불어서 다른 팀에서는 받아주지 않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최 선수는 2019년 경주시청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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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숙현이가 트라이애슬론을 정말 많이 좋아했다. 경주시청에 다시 가면 힘들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제 발로 갔을 만큼 좋아했다"며 "복귀한 뒤로는 팀 내 이야기를 잘 안 해줬다. 이런 일이 있는 줄 알았다면 운동을 그만 두라고 말렸을 텐데 그렇게 못한 걸 후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숙소에서 감독과 팀 닥터로부터 폭행을 당한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최 선수가 A씨에게 보낸 메시지는 "뉴질랜드 여기 너무 예뻐"였다.


최 선수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진 후 체육계는 침통에 빠졌다. 우리 체육계의 서글픈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사건이라며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최 선수가 2018년 팀 복귀를 고민할 때 운동을 계속 즐길 수 있는 다른 선택지들이 많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 선수는 2017년 경북체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없이 경주시청에 입단해 훈련과 대회에만 매진했다. 그렇기에 오직 선수생활 외 장래를 결정할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폐해가 있다"고 들여다봤다. 비인기종목은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관심을 받고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지도자들은 체벌 등을 겸한 비상식적인 훈련법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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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말과 가해자들의 만행은 이번 주 대부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정계와 체육계, 수사기관이 이날부터 굵직한 행보를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는 지난 5일 최 선수를 폭행한 경주시청 감독 김모씨를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조사 중이다. 최 선수의 사건은 최근 대구지검 경주시청에서 대구지검으로 이첩됐다. 검찰은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고 김씨와 함께 최 선수를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는 팀 닥터 등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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