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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책실패' 국토부 장관에 힘 실어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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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책실패' 국토부 장관에 힘 실어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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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긴급보고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선 "올게 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스무번이 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매매·전세가가 급등하는 등 부작용만 야기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관 교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이날 보고는 결과적으로 국토부의 연이은 헛발질에 책임을 묻기 보다는 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문 대통령이 공급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더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 대책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말만 믿고 기다려온 서민들에 대한 사과나 정책실패의 자성은 없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처럼 수년째 집값을 잡지 못하고 있는 김 장관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일까. 잇따른 정부의 단기적 '핀셋규제'와 거듭된 정책실패로 많은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않게 됐지만 청와대와 국토부의 '반성'은 아직까지 먼 얘기다.


"이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뢰를 잃었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정책실패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래야 집값 폭등을 막고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전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실제 최근 정부와 여당, 진보단체 내부에서도 정부 정책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서울 집을 팔고 세종으로 내려간 국토부 관계자도 "다시 서울에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된다"고 토로할 정도다. 같은날 2주택자인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의 아파트를 팔겠다고 했다가 곧바로 이를 충북 청주 집으로 정정하자 인터넷에 '청와대 참모의 강남 사랑'이라는 비아냥이 떠돈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막대한 시세차익이 눈앞에 있는데 청와대 참모진이라고 다를 수 있을까.

김 장관은 6ㆍ17 대책이 실패했다는 논란이 일자 최근 연이어 방송에 출연하며 해명하기 급급하다. 21번의 대책에도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언론이 온갖 것들을 다 붙인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정부의 지속된 규제로 서민들은 지역에 따른 부동산 대출 한도와 청약조건, 재건축 실거주 의무요건 등 복잡한 규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최근 인천, 양주 등에서 바뀐 규제를 알지 못해 수천만원의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계약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오히려 사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3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긴급 처방과 금융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모두가 아는 정부 정책 실패를 청와대와 국토부는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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