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렬된 원 구성 협의…민주당, 추경 독자 심사할 듯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한 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의장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강나훔 기자, 임춘한 기자]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한 원 구성을 두고 주말동안 줄다리기를 해왔던 여야가 29일 회동에도 불구하고 원 구성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은 양 당의 인식 격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야당이 '법사위 쪼개기'를 제안했지만 여당은 법사위만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 야당 내에서도 법사위 쪼개기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원 구성 최종 협의를 실시했지만 결렬됐다.
법사위를 가져가는 문제를 두고 양측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의 임기를 분리해 전반기는 민주당이, 후반기는 통합당이 양분하는 식의 절충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여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대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주말 동안에도 박 의장의 주재 하에 양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머리를 맞댔지만 최종 협의안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이날 오전 한 번 더 만나 최종 협의를 실시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
민주당은 물론, 통합당 내에서도 법사위 쪼개기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합당이 먼저 (법사위원장을) 한다면 1년씩 하든 2년씩 하든 의미가 있는데 여당이 먼저 하는 것 같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29일 협의마저 무산되면서 여당은 추경 단독 심사를 강행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원구성 합의 여부를 떠나 30일부터 35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합의가 무산될 경우 자당 의원들로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원을 채워 추경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이날 상임위가 구성될 것을 대비, 국회 시정연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인내도 마지막이다. (통합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민주당은 원구성을 매듭 짓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3차 추경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면 내일(30일)부터 정부를 상대로 종합 정책질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추경 처리를 잰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졸속 심사'란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의장은 일단 회기 마지막 전날인 다음달 3일까지를 추경 처리 시한으로 못 박았다. 당장 다음날부터 심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심사 기간이 나흘밖에 안되는 셈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안과는 달리 이번 추경안은 규모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규모가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지난 추경 때보다도 꼼꼼한 심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이번 추경에 담긴 5조1000억 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예산에 대한 부실함을 지적하며 졸속 처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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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는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바우처 지원(3315억원)' 사업과 '빅데이터 플랫폼 및 네트워크 구축(859억원)' 사업 등에 대해 '사업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또 중소기업벤처부의 '그린뉴딜 유망기업 육성(52억원)' 사업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 지원대상의 선별기준의 세부사항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만약 민주당의 의도대로 이번 임시국회 내 추경 처리가 이뤄진다면 이들 지적사항을 모두 손보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심사도, 내용도 모두 '날림 공사'인 채로 통과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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