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적 법해석' 탈북단체 고발…국회까지 갈등의 불씨 번져
정부 '승인 받지 않은 물품 대북반출' 처음으로 문제삼아
대북 저자세 등 비판 속 북한의도 잘못 짚었다는 지적도
민주당,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당론 추진 내비쳐…野 반발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전진영 기자]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탈북단체 2곳을 고발하고 법인취소 절차에까지 착수하면서 '자의적 법해석'이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의도를 오판하고 잘못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는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큰샘(대표 박정오)이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통일부는 두 단체가 대북전단 및 페트(PET)병 살포 활동을 통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물자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교류협력법 규정을 적용한 것인데,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승인을 받지 않은 물품의 대북반출'이라며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전단 살포는 과거 정부시기는 물론 지난해에도 접경지역에서 공식·비공식으로 수십차례 이뤄져왔다. 과거에는 고발이나 처벌대상이 되지 않던 행위가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위법행위가 된다는 점에서 소급적용 금지의 원칙을 정부가 위배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한 입장변화에 대해 통일부는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4·27판문점선언 및 대법원 판례, 방역 문제, 대북전단 물품의 다양화 등을 과거와 달라진 사항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북한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하고 남북 간 연락채널을 모두 단절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북 저자세', '대북굴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과 합의한 행사교류나 협력사업상 필요한 대북 반출물품 승인절차를 갑자기 북한정권의 실체를 폭로하고 북한 민주화와 인권개선 위한 대북삐라 살포에 적용하겠다니 구차하고 궁색하다"면서 "북한 김여정(노동당 제1부부장)이 당장 조치를 요구했다고, 논리도 없고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고발하는 건 코미디"라고 했다.
정부의 대북전단 사태 대응은 북한의 의도를 잘못 짚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불만에 대한 대응조치에 따라 향후 북한의 후속조치도 달라질 것이라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의 대응과 무관하게 이미 설정해둔 방향에 대남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4일 김여정 담화와 이어진 정부의 입장 표명(통일부·청와대), 통일전선부 대변인 성명 발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북한은 우리 정부의 반응과 무관하게 내부적으로 대남 강경대응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이미 남북 연락채널 단절을 포함한 남북관계 관련 일련의 행동계획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대북전단에서 촉발된 것만도 아니고 대북전단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모두 풀리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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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국회로까지 옮겨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4·27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을 촉구하며 당론 채택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갑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당론으로 추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야당의 반발이다. 원구성 협상 등 향후 협치를 이끌어야하는 정국에서 정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야당은 '굴종적 자세'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현명치 못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20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통합당 출신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문점 선언은 양측 정상의 추상적인 정치 선언으로 국회 비준 동의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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