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강도 높아진 화재 참사… 이천 물류창고 판결 수위는
2015년 기점 책임자 처벌 엄격
과실 확인땐 중형 불가피할 듯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황금연휴를 덮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책임자에게 강력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또다시 안전불감증 인재'라는 좌절감이 반영된 목소리로 보인다. 그렇다면 관련법을 적용하는 법원의 판결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형 화재 참사에 대해선 판결이 점점 엄격해지는 추세다.
지난달 29일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 신축 과정 화재로 무려 38명이 희생된 이천 참사는 2008년 이천 냉동 물류창고 화재 사고와 판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참사와 마찬가지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대형 사고였다. 4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사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후 8명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없었다. 사업주에게 2000만원의 벌금만 주어지는 등 관련자 모두가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화재 참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2015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그해 12월 안전사고 등 업무상 과실로 인한 상해나 사망 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인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안전사고에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었다. 처벌을 과거보다 강화해 중과실이 있을 경우 징역 4년6개월까지 선고하도록 한 이 양형기준은 2016년 6월부터 적용됐다.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강화된 양형기준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였다. 무려 29명이 숨진 이 참사에 법원은 화재 건물주에게 징역 7년을, 화재 원인을 제공한 건물 관리과장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듬해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 참사도 마찬가지였다. 법원은 세종병원 이사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물론 양형기준이 강화된 이후에도 다소 '약해' 보이는 처벌 사례도 있다. 대법원 홈페이지 내 판결서 인터넷 열람제도를 통해 법원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의한 화재 사고에 대해 선고한 내용을 살펴본 결과, 판결 4건 모두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다만 이 사건들은 모두 사상자가 1, 2명에 그친 사고였다. 참사라 불린 앞선 사고들과 규모 면에서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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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이번 이천 화재 참사 역시 수사 과정에서 안전 과실이 확인된다면 중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참사는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김용균법)까지 적용된다. 원청 사업주의 경우 김용균법 위반만 해도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징역 5년 이하)까지 더해지면 형량은 더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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