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욕 용납 못 해" vs "쇄신 필요" '김종인 비대위' 출범 전부터 시끌
미래통합당, 2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추인 계획
홍준표·유승민·조경태, '김종인 비대위' 반대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앞두고 당 안팎에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등은 당내 고문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짜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 당내 인사들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당 쇄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할 계획이다. 심재철 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 당 진로에 관해 최고위와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위원장에게 당 비대위를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다만 당 안팎에선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대권 후보를 만들 때까지 전권을 달라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가 '무기한 전권'(임기 제한 없는 전권)을 달라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임기와 관련해 "1년보다 짧을 수도 있다.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무제한 임기'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나는 '무제한'이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며 "(당내 반발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심재철 권한대행 역시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전권 비대위원장'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다. 전권이 아니라 당 대표의 권한"이라며 "선거로 뽑히는 권한대행과 정책위의장의 권한이 엄연히 있는데 전권이란 게 말이 되나. 일부 매체의 악의적 선동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은 거세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는 연일 김 위원장을 몰아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겨냥해 "최근 노욕에 찬 발언 내용을 보니 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그 사람은 절대 용인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 하고 당선자 대회에서 당내 고문들 중심으로 비대위를 짜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처음에는 김종인 씨 만큼 카리스마 있고 혼란한 당을 수습할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되어 그가 되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그 후 그분이 보인 태도는 당원 무시, 당소속 국회의원 무시, 당헌 당규 무시로 일관하면서 마치 자신이 황제라도 된 듯이 당원, 대의원 국민들이 정하는 대선후보도 자신이 지명한다는 태도를 보일 때 이런 오만방자한 사람이 당에 들어오면 우리 당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당선해 5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 역시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대표가 하고 싶다면 비대위 위원장이 아닌 전당대회에 출마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 추진에 "무소불위 권한의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통합당 의원 역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그는 지난 23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비대위를 만든다고 해서 답이 금방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왜 졌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김 위원장이 주장한 '40대 기수론'과 그가 가진 강력한 리더십이 당의 쇄신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인적 쇄신 의지를 내비치며 '40대 기수론'을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놓고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맡으면 40대 주자를 대선에 내세우겠다고 했다"며 "전 비록 50대지만 40대 기수론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경쟁 확장으로 당 쇄신과 정권교체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며 "통합당은 국민의 명령 받아들여 과감한 쇄신과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상진 통합당 의원 또한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종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안건이 오는 28일에 열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내부에서 숱한 저항과 비난이 난무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우리 당의 진정한 환골탈태를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확장성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다. 우리 스스로는 무서워서 손도 못 대는 환부에 칼을 대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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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의 문제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치욕스럽더라도 이번 기회에 종기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수술을 받다 죽는 것이 적당히 또 넘어가 나라와 사회를 갉아먹는 정치 좀비로 연명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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