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기업의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펀드분석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최근 한주 새 정크본드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105억달러(약 12조8000억원)가 유입됐다. 이는 주간 단위로 최대 수준이다. 직전 최대 정크본드 자금 유입 기록은 지난 1일 집계된 데이터로 당시에는 일주일 만에 70억달러가 유입됐었다. 이와 비교하면 2주 만에 유입량이 49%나 증가한 것이다. 최근 한주 새 유입된 자금 중 절반 이상인 86억달러는 미국 펀드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몰려 있는 정크본드 시장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 9일 Fed가 정크본드와 상업용 주택저당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매입해 최대 2조3000억달러의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Fed는 발표 이후 현재까지 정크본드 EFT를 실제 매입하진 않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정크본드 ETF인 블랙록의 HYG펀드의 가격은 Fed 발표 당일인 지난 9일 하루에만 6.5%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정크본드와 미국 국채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0.1%포인트를 기록, 최근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지난 15일 기준 7.6%포인트까지 스프레드는 떨어졌다.
미국 투자관리회사 루미스 세일리스의 일레인 스토크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ed의 발표 직후 정크본드 매도세가 중단됐다면서 "Fed는 그동안 해왔던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브릿지의 스티븐 오 신용·채권 부문 글로벌 대표는 "소매 및 기관 투자자 모두 하이일드 채권 매입자로 나서고 있다"면서 "다수의 투자자들이 Fed와 싸우기보다는 따르길 원하며 Fed가 사는걸 사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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