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민주당이 잘했어" vs "통합당 살아난다" '정치 1번지' 종로, 엇갈린 민심
민주당 비례 정당 포함 단독으로 국회 180석 확보 '슈퍼 여당'
"이낙연이 잘했다", "황교안 아쉽다" 엇갈린 반응
자영업자들 "경제 살려달라" 당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이날 이 일대서 만난 시민들은 이번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찍었다고 밝힌 시민들은 향후 정국 운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문했다.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은 통합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사진=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김연주·민준영 인턴기자] "민주당이 잘했다.", "통합당 살아난다."
15일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국회 전체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차지, '슈퍼 여당' 된 가운데 이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일대서 만난 시민들은 민주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도 잘했다며, 통합당이 다시 정국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을 찍었다고 밝힌 시민들은 인물과 공약을 보고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종로 낙원상가 인근에서 만난 자영업자 A(38)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에 투표했다. 후보 공약이 우리 지역경제에 이득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이 후보의) 사람 인물됨이 상대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로구민 B(73) 씨는 "민주당의 대승이 잘된 결과라고 본다"면서 "통합당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재난기본소득을 반대만 하니 속이 터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합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 견제를 위한 견제만 하는 것 같아 민주당에 표를 줬다"고 말했다.
'공룡 여당'의 탄생으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이번 총선이 첫 투표였다고 밝힌 대학생 C(22) 씨는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고 비례대표는 정의당에 손을 들어줬다"면서 "완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지 정당을 떠나 국회에서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힘이 쏠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지나치게 거대해져 소수자 안건 등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이지 않을지 조금 불안해지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낙원상가 인근에서 15년간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상인 D(65) 씨는 "황교안 후보의 경제 대책은 겉도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됐는데 토론회를 보니 황 후보는 원고만 달달 읽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 경험을 두 후보 모두 비교해봤을 때 민심을 가장 잘 헤아려주는 후보가 이 후보여서 한 표를 던졌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낙연 당선인 득표율은 58.3%였고 득표수는 5만4,902표로 집계됐다. 종로구가 개별 선거단위로 지정된 13대 총선 이래 가장 높은 득표율이자 득표수다.
특히 종로구 내에서도 보수색채가 강한 평창동에서 이 당선인은 4,891표를 득표해 황 대표(5.316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사직동에서도 차이는 불과 62표 밖에 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한 이 당선인은 58.3%의 득표율을 얻어 황교안 통합당 대표(39.9%)를 꺾고 당선됐다.
종로 일대서 큰 승리를 거둔 이 당선인을 비롯해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번 총선이 끝난 가운데, 아직 통합당에 기회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70대 E 씨는 "결국 선거 결과는 누가 잘못을 얼마나 덜 했느냐, 그 싸움이다"라면서 "이번 총선은 통합당이 실수나 잘못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고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잘못한다면 통합당이 압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기회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황교안 아쉽다"고 덧붙였다.
50대 직장인 F 씨는 "통합당이 이렇게까지 몰릴만한 일을 했나, 뭘 그렇게 잘못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민주당이든 통합당이든 너무 한쪽으로 몰리면 다양한 얘기를 귀담아들을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 압승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 이날 만난 시민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정말 어렵다며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할 것 없이 경제를 잘 살려달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원본보기 아이콘최근 직장을 퇴직했다고 밝힌 50대 남성은 "투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퇴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에서 중산층 얘기하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잘사는 사람 아니면 다 못산다. 이런 기본적인 서민의 삶 구조도 모르는 정부가 어떤 경제 정책을 펼 수 있나. 현 정부 집권하면서 경제 정책 어느 하나 성공한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통합당 어떤 정당에서 정국을 이끌어가건,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밥집 사장 30대 남성은 "경제 위기를 실감한다. 사람이 아예 없다. 원래 24시간 영업하고 있는데 지금은 밤에 가게를 닫는다.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종로 일대 24시간 음식점이 모두 같은 처지다. 그러나 손 놓고 있지 않으면 정부가 도와줄 거라 믿는다. 정부를 믿고 버텨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50대 사장은 "경제가 많이 어렵다. 당장 사는 게 더 팍팍해졌다"면서 "국회에서 자신들이 내건 공약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집계 결과, 253석이 걸린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을 얻었다. 무소속이 5석, 정의당은 1석을 했다. 특히 수도권에선 121석 중 여당이 103석을 차지했다.
비례 대표 정당 투표에선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시민당이 17석을 얻었다. 정의당(5석)과 국민의당(3석), 열린민주당(3석) 등은 다 합쳐 11석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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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정의당·열린민주당과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더하면 범여 의석수는 190석에 육박한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이 총선을 통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민준영 인턴기자 mjy705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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