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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세계 패권 전망]美리더십 흔들…각자도생의 세계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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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질서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경쟁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대표적이다. 미국이 영향력 타격으로 전세계가 심각한 혼란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전염병 발원지라는 오명을 쓴 중국이 내부 단속에 신경쓰면서 국익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의 앞날을 짚어봤다.<편집자註>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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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지난 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느닷없이 발표했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억7400만달러(약 3333억원)의 자금을 책정한 사실을 전하며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냉정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진정한 지원 의지를 나타낸 게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 감소를 우려해 나온 지원책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성명은 전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세계 패권을 거머쥔 미국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의료장비를 가로채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압박 등 동맹에도 서슴없이 각을 세워온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으로 갈 의료장비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는 보도는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권위에 상처를 내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초기 대응에 실패해 의료장비를 마련하지 못한 리더십의 무능력 비판도 더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코로나19가 미국인의 삶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리더십도 흠집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외교분야에 미치는 악영향은 자해라는 점에서 특히 뼈아프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런 모습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의 대변화를 예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세계 패권인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은 분명하며 각국이 스스로 운명을 헤쳐나가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코리 샤크 미 국제전략연구소 심의관은 최근 포린폴리시에 게시한 칼럼에서 "미국은 더 이상 전세계의 리더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협한 자국이익과 무능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맨사 파워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발표 하루 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의 국제 영향력이 급격히 하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워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이 유엔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바이러스 퇴치하는데 앞장선 경험을 한 바 있다.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미국ㆍ유럽센터 국장은 이런 이유로 "냉전시대 종말과, 9ㆍ11테러,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유지돼온 미국주도의 국제질서가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면서 각국이 스스로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올 것을 예견했다. 미국의 무책임한 행동에 전세계가 이미 불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공백과 전세계의 각자도생은 무역과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올 초 1단계 무역합의를 매듭지은 바 있는데, 2단계 협상은커녕 1단계 합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미국의 빈자리를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파워 전 대사는 중국이 각국에 마스크와 의료장갑을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슈퍼파워'의 위상을 확보하는 미국의 공백을 메울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의식한 듯 "'헬스실크로드(health silkroad)'를 만드는 것과 세계를 이끄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풍부한 외교 현장 경험은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자산이고, 국제질서에서 초강대국의 공백은 새로운 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욱 클 것이라는 얘기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의 경고는 더 직설적이다. 그는 "미 정부는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계획하는 시급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지도자들이 이번 위기를 자국 단위에서 대응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국경을 인식하지 않는다"면서 "개별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협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도하에 전세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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