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스크 공급책 발표 다음날
새벽 7시반부터 우체국·대형마트 대기줄
하나로마트·약국도 전화문의 수백통
"마스크 물량 공급 불투명…3월도 미지수"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우체국을 찾은 손님이 입구에 붙어 있는 공고문을 촬영하고 있다. 공고문에는 읍면 소재 우체국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우체국을 찾은 손님이 입구에 붙어 있는 공고문을 촬영하고 있다. 공고문에는 읍면 소재 우체국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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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공급 대란을 해소하게 위해 나섰지만 여전히 마스크 구입은 하늘에 별따기다. 이른 새벽부터 대형 마트에서는 고작 60장의 마스크를 나눠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우체국에서도 뒤늦게 3월 2일부터 마스크가 공급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약국 약사들은 마스크 구입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아무런 지침이 없었고 물량도 없다"며 돌려보내기 바빴다.


27일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우체국 앞에 줄을 선 정 모(71)씨에게 우체국 직원이 "죄송합니다. 우리 우체국에서는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씨가 "이런 게 어디있나. 마스크 다 팔릴까봐 아침 일찍 나왔는데 안 판다는 게 말이 되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체국 직원은 "우리가 보기에도 헷갈리는 내용"이라며 "읍ㆍ면 소재 우체국에서만 현장 판매하고, 나머지는 온라인 우체국 몰을 통해서 살 수 있다"며 연신 사과했다.

정부의 마스크 공급 정책 발표 다음날인 2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개점 시간인 8시부터 마스크 구매를 위해 방문한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정부의 마스크 공급 정책 발표 다음날인 2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개점 시간인 8시부터 마스크 구매를 위해 방문한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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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하나로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9시30분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도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마트를 찾은 박 모(71)씨는 "뉴스를 보고 방문했는데 정확한 정보를 줘야지 괜히 헛걸음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러 아침에 장을 보러온 주부 김 모(41)씨는 "혹시나 하고 왔지만 역시 마스크는 못샀다"면서 "서울 지역은 약국에서만 구매하라는데, 집에서 멀어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하나로마트 직원은 "전날부터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고객과 전화문의가 온다"면서 "아침부터 전화를 수백통 받았는데, 정확한 지침을 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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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은 약국서만 공적 물량이 판매된다. 하지만 약국에서도 마스크는 살 수 없었다.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45)씨는 "약사협회(대한약사회)에서 공문이나 지침 내려온 것 없다"면서 "정부 발표 있었다고 뚝딱 물량 들어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서대문 인근 약국 관계자는 "뉴스와 다르게 정부와 제조사 측 사이에서 물량 부족으로 공급히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월 초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마스크 공급 정책 발표 다음날인 27일 오전 10시 20분 경 서울 서대문 인근 약국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마스크 물량이 입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에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정부의 마스크 공급 정책 발표 다음날인 27일 오전 10시 20분 경 서울 서대문 인근 약국에 '마스크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마스크 물량이 입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에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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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근처 대형마트서는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지만 매장 당 10여명만 구매에 성공했다. 오전 8시 30분 롯데마트 청량리점은 개점을 1시간30분을 앞둔 시간임에도 10여명의 손님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가장 먼저 줄을 선 이는 오전 7시30분 마트를 찾았다. 오전 9시가 되자 마스크를 사기위해 마트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배 이상 늘었지만 모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롯데마트 청량리점에는 총 60장의 마스크가 입고됐고, 1인당 5매 한정으로 12번째 손님까지만 구매가 가능했다. 이날 오전 8시 마트를 찾았다는 허모(41)씨는 "조금만 더 늦게 왔어도 마스크를 못 구할 뻔 했다"라며 "식구는 많고 집에 마스크는 다 떨어져가서 아마 내일도 아침 일찍 마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9시 서울 동대문구 롯데마트 청량리점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청량리점은 마스크가 60장만 입고돼, 1인당 5장 한정으로 12번째 손님까지만 구매가 가능했다.

27일 오전 9시 서울 동대문구 롯데마트 청량리점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청량리점은 마스크가 60장만 입고돼, 1인당 5장 한정으로 12번째 손님까지만 구매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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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마스크 1일 생산량의 50% 수준인 500만장을 공적 물량으로 확보해 배분한다. 이 중 150만장은 대구, 경북 지역에 우선 배분된다. 나머지 350만장 중 240만장은 전국 약국 2만4000여곳에 100장씩, 110만장은 읍면지역 우체국 1400여곳과 서울ㆍ경기 외 지역 농협 1900곳에 우선적으로 풀기로 했다. 서울, 경기권에는 약국 외에는 현재로서는 공적 물량이 들어오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시민들 대부분이 우체국과 농협에 줄을 늘어서며 크고 작은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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