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준비 중인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는 약 50명이다.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비서관급 이상이 21명이고 예비 후보로 등록한 선임행정관 및 행정관이 25명이다. 이미 청와대를 떠난 참모들 중에 총선행 막차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사표를 던진 청와대 참모가 이전 정부에 비해 확연히 늘어나 야당에서는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비판하지만 출마하는 사람들이나 여당 입장에서 보자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총선에 뛰어든 참모들 중에는 원래 직업이 정치인인 사람들이 많다. 전직 국회의원과 단체장도 있고 보좌관과 당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참모들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청와대에 입성한 사람들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전문성에 청와대에서 국정 경험까지 쌓았으니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놓치기 아까운 인재들이다. 총선에 뛰어든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에서 ‘인재’라고 영입하는 사람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

야당은 청와대가 총선 출마를 위해 경력 쌓는 정거장이냐고 비판하지만 비판만 할 게 아니고 향후 집권하면 벤치마킹으로 삼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몸 담은 분야에서 혹은 지역에서 바닥을 다지는 것도 좋지만 청와대에서 쌓은 국정 경험이 의정활동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집권 시기 청와대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출마한다고 해서 야당에 마냥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야당이 견제구를 던지는 것은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들과 맞서려면 야당도 경쟁력 있는 인사를 내세우기 위해 공천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후보자의 자질이 올라가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갖춰지는 것이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열리는 총선은 정권 중간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 참모들이 얼마나 당내 경선을 통과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절반 정도만 통과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정권 심판 프레임이 형성될 수 있다. 총선에서 야당의 전체 성적표가 좋지 않더라도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을 대거 낙선시키는데 성공한다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AD

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자들이 여당에 총선 승리를 가져다 줄 선봉장이 될지, 정권 심판을 벼르는 유권자들의 표적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이들이 여의도에 입성하면 국정 경험을 갖춘 국회의원이 탄생해 국회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 대거 낙선한다면 청와대에 준엄한 경고가 될 것이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