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청신호에 최저임금 인상 '러시'
새해 20개주에서 최저임금 올라
낮은 실업률, 세금감면 효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경기 회복 기대감 커지면서 미국 내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용위축이 발생하지 않은 채 전반적 임금수준이 개선되는 등 선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새해 들어 캘리포니아, 뉴저지, 뉴욕 등을 포함한 미국 내 20개주에서 최저임금이 올랐다. EPI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680만명의 노동자들이 82억달러(9조5000억원)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외에도 올해 안에 코네티컷, 네바다, 일리노이, 오리건 등 4개 주가 최저임금을 올릴 예정이다. 특히 일리노이주는 올해 1월에 이어 오는 7월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올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2009년 이후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로 정하고 있지만 일부 주(州)의 최저임금은 15달러에 육박하는 등 지역마다 최저임금 기준이 다르다. 인상 폭도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뉴멕시코주의 최저임금(시급)이 7달러에서 9달러로 1.5달러 오른 반면, 플로리다주는 8.46달러에서 8.56달러로 고작 0.1달러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각 주가 최저임금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데는 경기개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실업률과 세제 개편 등의 혜택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실업률은 3.5%를 기록했는데 이는 1969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임금을 올려서라도 노동력을 확보하고 나섰다는 설명이다. 미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 22만5000건보다 3000건 적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개선됐음을 뜻한다. 제조업 지표 역시 긍정적인 신호를 이어갔다. 12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는 52.4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기 확장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금 감면 등의 영향이라는 설명도 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문을 통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세제 개혁 등의 영향으로 임금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세금 부담이 줄면서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고, 새 장비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생산성과 임금을 높였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급여 수준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에서 최근 일련의 임금 인상 이면에는 최저임금 혜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있었던 주(州)들의 소득 하위 25% 노동자들의 임금은 변화가 없는 주들보다 거의 1.5배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취해진 일련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수입이 빠르게 올랐다는 것이다. 2018년 아칸소주는 2021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8.5달러에서 11달러로 단계별로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아칸소주의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전년의 3.7%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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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임금 인상이 고용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제프리 클레멘스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에 "일부분은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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