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의 남자' 탈피 구현모 사장, 황창규 색깔 지운다
"특정인 측근 아니라 정통 KT맨" 어필 주효
외압이나 압력 없이 이사회 선출권력...강한 리더십 보일 것
2020년 3월 정기주총 통해 선임...조직개편 큰그림 짤 듯
5G 안착, 유료방송 M&A, AI 전략 등 현안 산적
6년 '황의 시대' 쇄신하는 새로운 밑그림 기대 높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저는 특정인의 측근이 아니라 30여년간 KT에서 일해온 KT맨입니다."
KT 차기 사령탑에 내정된 구현모 사장이 막판 경합에서 던진 돌직구다. 일각에서는 그가 황창규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임을 이유로 '황창규 라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황 회장은 구현모 사장과 막판 경합을 벌였던 박윤영 사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관계자는 "황 회장은 구현모 사장이 아닌 박윤영 사장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구 사장은 그 스스로 황 회장과 거리를 뒀고, 32년 정통 KT맨의 정체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현모 호(號) 출범 이후 '황창규 색깔 지우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황 회장 라인 아니다' 승부수 = 30일 KT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구현모 KT 커스터디&미디어부문장(사장)을 차기 CEO로 내정됐다. 막판까지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과 치열한 최종경합을 펼쳤지만, 구 사장의 전문성과 리더십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회에 따르면, 구 사장은 최종 면접에서 "(알려진 것처럼)나는 황창규 키즈가 아니다. KT에서 30여년간 몸담아 온 KT맨"이라는 점을 적극 피력했다. KT 이사회 관계자는 "구 사장의 개인기가 뛰어났던 것과 함께 후계구도에 대한 이사진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준 것이 주효해 구 사장이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구 사장은 '황창규 후계자'라는 불편한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됐다.
청심(청와대의 외풍)이나 황심(전임 황창규 회장의 압력)과 무관하게 이사회의 선출로 뽑힌 권력이라는 점에서, KT 쇄신의 '새판 짜기'와 함께 '황창규 색깔 지우기'에도 강한 추진력이 생길 전망이다.
◆ 황 회장 색깔 지우기 거세질 듯 = 구 사장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만큼 조직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조직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차기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미뤄졌던 2020년 정기 임원인사는 1월 설연휴 전후로 예정돼 있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구 사장이 선임 과정에서 신세 진 사람이 없으니 낙하산도 없고, 면접 과정에서 '황의 남자'라는 논란까지 벗어던졌으니 더 강력한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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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현모 사장은 1987년 한국통신공사 시절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KT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전략과 현장에 모두 능한 인물로 꼽힌다. 2014년부터 약 2년간은 황창규 KT 회장의 첫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구현모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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