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아니냐" vs "올해 빛낸 캐릭터" 타종 행사 '펭수' 참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BS 인기 캐릭터 '펭수' 타종 행사 참석 논란
누리꾼들 "인형에 불과" vs "올해 빛낸 캐릭터" 갑론을박
전문가 "사회 양극화로 인한 피로감 때문"
[아시아경제 김수완 인턴기자] EBS 인기 캐릭터 '펭수'가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형 캐릭터에 불과해 시민 대표성이 없다는 주장과, 올 한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받아 충분히 타종 자격이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심리전문가는 '펭수' 타종 행사를 둘러싼 여러 갈등이 한국 사회 피로감에서 불거지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오는 31일 자정 새해를 맞는 보신각 타종행사에 매년 정례적으로 참여하는 서울시장·서울시의회의장·서울시교육감·서울경찰청장·종로구청장 외에 시민대표 11명이 동석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시민대표 11명은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해를 빛낸 인물들로 추천받은 이들로 구성됐다. 11명은 △펭수, △이수정 경기대 교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는 데 앞장선 이철우 씨, △6·25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강영구 씨, △장애인 권익 보호에 힘쓴 김동현 변호사,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볼링 다관왕 신다은 선수, △1세대 벤처기업인 한병준 유니아이텍 대표, △여성 벤처 발굴에 앞장선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장,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 △다문화가정 대표 이하은 씨, △평창동계올림픽 VIP 수행 통역 봉사자 이서윤 씨가 시민 대표로 참여한다.
특히 서울시는 시민이 뽑은 타종 인사 중 펭수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다. 펭수는 EBS가 지난 4월 유튜브 등을 통해 선보인 캐릭터다. 펭수는 210㎝의 10살 황제펭귄으로 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자이언트 펭TV' 채널은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약 14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제야의 종 타종행사 시민대표 중 펭수가 포함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고작 인형탈이 국가 행사에 참여하다니 장난하냐", "펭수가 위인이라도 되냐" 등의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장인 A(26) 씨는 "캐릭터 펭수가 제야의 종을 울린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솔직히 펭수를 제외하고 다들 각 분야에서 뛰어난 분들이 참석한다. 이런 엄숙한 행사에 인형탈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펭수 캐릭터를 좋아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뽀로로도 제야의 종은 안 쳤는데 펭수가 웬 말이냐"라며 "고작 1년도 안 된 펭수가 제야의 종을 왜 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지금까지 국가에 무언가 큰 기여를 하거나 사회적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나왔다"라며 "이번 제야의 종 행사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B(22) 씨는 "펭수가 아이들에게만 인기가 있었던 게 아니라 중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지 않냐"라면서 "여러 세대에서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도 활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펭수가 제야의 종을 못 칠 건 뭔가 싶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대 C 씨는 "올해를 빛낸 캐릭터인데 당연히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펭수가 무엇을 하든 화제가 된다. 인기가 많아 시민들 투표로 뽑힌 것인데 문제 될 것 없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D(29) 씨는 "펭수가 시민대표로 제야의 종을 친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펭수가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다. 캐릭터에 질투하는 건가 이해할 수 없다"라며 "하다 하다 인형탈에 감정이입 하는 것은 너무 웃기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펭수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안티가 생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사회가 양극화에 치달으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펭수를 떠나서 최근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논쟁이 일어나고 있어 이로 인해 사람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라며 "연일 일어나는 사건·사고, 정치 분쟁 등의 갈등과는 다르게 펭수 같은 캐릭터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줬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대, 지지는 물론 중립의 입장을 가진 사람 역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사회의 갈등은 개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펭수 찬반론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결국, 우리 사회에 대한 분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